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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심지어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는 헌법의 준엄한 명령에는 침묵하고, 민생과 경제라는 허울을 씌워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만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 정부의 파렴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함으로써, 대주주와 경영진이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기업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 결정을 하도록 유도하는 최소한의 장치였다”면서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명제였다”고 했다.
이들은 “첫째, ‘경영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다.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된다고 해서 정당한 경영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채 전횡을 휘두를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 ‘소송 남발로 인한 경영 마비, 민형사상 불확실성 확대’라는 근거도 사실이 아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이미 보편화 된 원칙”이라며 “증권관계 집단소송법 도입 당시에도 같은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로 제기된 소송은 극히 적었다. 법이 문제가 아니라,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치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셋째, ‘배임죄 강화로 인한 경영 위축’이라는 주장도 사실 왜곡이다. 경영상 판단의 원칙은 이미 대법원에서 인정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며 “배임죄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대주주의 사익을 정당화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 또한 시대를 역행하는 주장이다. 전체 법인 100만여 개에 적용될 수 있는 상법 개정안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하자는 것은 결국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면피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는 금융감독원장조차 인정했던 문제이며, 해외 투자 기관들도 경영 투명성과 주주 권리 보호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착오적 대응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뜻을 짓밟고, 재벌과 대기업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거부권을 강행했다”며 “이들의 비열한 행태는 대한민국의 경제 정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폭거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배신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야3당은 강력히 경고한다.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즉각 철회하라”며 “우리는 상법 개정을 시작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을 만들기 위한 개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며,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행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재적 의원 과반이 참석한 재의결 표결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재의결에 찬성하면 상법 개정안은 바로 법률로 확정되지만, 찬성표가 출석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면 폐기된다.
한편,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날 상법 개정안에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