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도 이코노미 타라"…실적 악화에 삼성전자 NW사업부 비상경영

임유경 기자I 2024.05.10 19:05:57

10일 오후 부서장급 이상 임직원 대상 경영 설명회
비용 절감·인력 재배치…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
1분기 매출 31.5% 급감…5G 보급 마무리 영향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통신장비 사업 조직인 네트워크(NW)사업부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의 5G 보급이 마무리 되면서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비상조치는 비용 절감과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 슬림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부서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현황 설명회’를 열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공유했다.

사진=삼성전자
이날 나온 비상조치에는 비용 절감 방안이 포함됐다. 임원도 출장 시 항공기 비즈니스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고 숙소도 직원과 동일한 수준을 이용하도록 했다. 이는 현재 경영 환경이 비상 사태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의 슬림화도 추진한다. 네트워크사업부는 그동안 5G 통신장비 사업 확장을 위해 무선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파견 인력을 받아 조직 규모를 키웠다.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면서 파견 인력에 대해서는 면담을 통해 원하는 경우에 한해 원부서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또 사업 구조도 기존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 통신장비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수요가 줄었고 이제 추가 모멘텀은 없는 상황이라 경영 효율화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통신 장비회사 모두가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6G 상용화 이전까지 유지보수에 위주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네트워크사업부의 매출은 5G 보급이 본격화한 2020년 3조5700억원에서 2022년 5조3800억원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뤘지만, 지난해는 3조7800억원으로 29.7% 급감했다. 올해 역시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31.5% 감소한 74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통신사들이 5G 보급을 어느정도 마무리하면서 통신장비 수요가 급감한 여파다. 전 세계 5G가입자 수는 2023년 말 기준 16억명에 도달하며 통신사들의 추가 인프라 구축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통신 장비 회사들은 주요국의 5G 장비 수요가 줄면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2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에릭슨과 노키아의 매출은 올 1분기 각각 전년 대비 14%, 20% 감소했다. 에릭슨은 올해 전 세계 법인에서 1만명 이상 해고할 계획이고, 노키아는 2026년까지 전체 직원의 16%를 순차적으로 감원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주요국의 5G 보급이 마무리되며 지난해 487억8000만 달러 규모에 도달 후 2026년~2027년까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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