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우크라戰 끝내려 푸틴과 1:1로 만나진 않을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일대 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CBS방송의 ‘60분’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 것인지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미래에 대해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과 (종전을 위한) 양자회담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종전은 논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즉각 전쟁을 끝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현재) 미 대통령이었다면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앉아 있을 것”이라며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취임 첫 날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아는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에 대한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FT는 짚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며 “전쟁이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올해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당성하지 못하면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을 때에도 “푸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내가) 11월 당선되면 전쟁은 매우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루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던 해리스 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부분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도록 강요하고, 안보 역시 포기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의 최대 목표인 나토 가입을 지원할 것인지와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그 시점에 도달하면 다룰 문제”라며 “현 정부의 초점은 러시아의 도발적인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이 개시된 지 1년이 지난 것과 관련 “이스라엘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 방법이 중요하다.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은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지원은 계속하되 확전이나 민간인 희생은 막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