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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이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 구조개선작업)을 위해 자구책으로 내놓은 블루원을 포함한 골프장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종합레저기업 블루원 매각을 추진했다. 이후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는 4가지 자구계획 중 하나로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을 제시한 바 있다.
태영그룹이 지난해부터 매물로 내놓은 루나힐스안성CC는 이달 내 매매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태영그룹은 루나힐스안성CC를 소유하고 있는 멜론자산운용 컨소시엄의 ‘멜론에셋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1호’의 지분 30.86%를 갖고 있다. 루나힐스안성CC가 예상 매각가인 1600억~1700억원에 팔리면 태영그룹은 약 490억~5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20년 인수 당시 대금이 145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차익 실현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태영그룹은 루나힐스안성CC 외에도 디아너스CC, 블루원용인CC, 블루원상주CC, 루나엑스CC 등 4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태영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루나엑스CC는 사실상 매각이 어려운 상태고 블루원이 보유한 나머지 세 골프장은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골프장 매물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고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매물도 시장에 많은 만큼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M&A)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국면과 더불어 엔데믹으로 인한 해외 골프장 수요 증가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때 ‘홀당 100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지난 2022년엔 최고가인 홀당 160억원이라는 기록을 썼던 골프장은 최근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가 차이로 거래가 뜸하다. 매각을 논의하다가 결렬된 사례도 여럿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골프장은 80억~90억원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한창 몸값이 높을 때 인수했던 건설사나 사모펀드 등이 매각 시기가 도래해도 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거래된 대유위니아그룹의 몽베르CC도 당초 희망했던 매각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대유위니아그룹은 4000억원을 제시했지만 결국 3000억원에 동화그룹에 매각을 단행했다. 대유위니아의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달라진 골프장 매물 시세를 반영하는 단적인 예시다. 몽베르CC는 36홀 규모 골프장으로 홀당 약 83억원에 거래된 셈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022년부터 매물로 내놓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큐로CC(현 로제비앙GC 곤지암)도 당초 희망가 31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2900억원에 대광건영에 매각됐다. 홀당 100억원 이상에 팔리긴 했지만 예상가보다는 못 미치는 가격이다.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힐컨트리클럽(제주힐CC)나 부여군에 위치한 백제CC등 골프장도 매물로 나와있지만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