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솔직히 앓던 이가 빠진 기분입니다. 오늘 성공하는 순간의 분위기는 사실 어느 누구라해도 자연스럽게 저절로 박수가 나왔을 겁니다. 너무 기뻐서 통제동에선 박수치고 난리가 났었죠.” - 정의승 나로호체계종합팀장
“오늘 밤엔 축하인사를 보내주신 분들께 모두 회신을 보낼 계획입니다. 특별히 우주기술 관련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도록 선택에 도움을 준 선생님들께는 감사 전화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임석희 발사체기술연구소 발사체추진기관팀 연구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발사 성공 소식이 전해진 30일 오후 6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만난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을 비롯한 6명의 연구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발사 성공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지난 1차 발사가 실패한 이후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던 만큼 감격도 남달랐다.
연구진은 지난해 7월부터 나로우주센터에 머물며 발사 성공을 위해 준비에 준비를 해왔다. 러시아 연구진과 그 기간동안 동거동락하다보니 3차 발사 때는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임 연구원은 “회의 시간에 러시아 연구진은 러시아어로 말을 하고, 한국 연구진은 한국어로 말을 해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의 발사 연기는 이들의 어깨를 축처지게 했다.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주말도 반납하고 일을 했다. 예민해진 나머지 밥을 넘기지 못한 날들이 숱하게 많았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바다는 보이지도 않았다”며 “어쩌다 밝은 달이 보이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두 차례의 연기가 있었기에 이번 발사 때 나로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도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1차 발사 실패원인인 페어링 관리를 담당했던 장영순 발사체기술연구소 발사체구조팀장과 상단부 킥모터를 개발한 조인현 나로호체계종합팀 연구원은 “발사에 성공해 짐을 많이 덜었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