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말 정부 발의와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로 상정돼 이날 처음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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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예금보험기금엔 △은행 10조9422억원 △손해보험 1조6885억원 △생명보험 5조4663억원 △금융투자회사 4094억원 △종합금융회사 359억원 등이 각 계정별로 적립돼 있다. 여기에 금융안정계정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 계정의 경우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마이너스(-)다.
금융안정계정의 기금은 정상 금융사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어 예금 등을 지급할 수 없을 때 예금자 등에게 보험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부실금융사 정리를 지원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한다. 금융위기 당시 설치된 금융안정기금이나 코로나19 사태로 도입된 금융안정특별대출을 상시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미국이 긴축 통화정책의 속도를 높이는 등 복합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가 도입을 추진했다.
이미 주요국은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 리스크를 예방하고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미국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한시적 유동성 보장 프로그램(TLGP) 등 사전적 지원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도 2014년 위기대응계정을 확대 개편해 정상 금융사에 대한 채무보증·대출·출자 등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은행 정상화·정리지침(BRRD)을 제정해 정상 금융사에 대한 예방적 공적 지원 제도를 만들었다.
소위에서 김희곤 의원은 “사고가 터진 후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 막기보다 사고가 터지기 전 이상징후가 발견됐을 때 사전적으로 예방·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하자는 취지”라며 “금융안정계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안정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 처리를 반대한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금융안정계정 도입만이 아니라 예금자보호 한도와 예금보험료율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예금자보호제도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방지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여서 급하게 하기보다 예금자보험료율을 조정할지, 마이너스가 된 저축은행계정을 어떻게 메울지 등 다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