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들도 외환 투자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인들은 유럽으로의 쇼핑 여행에서 나아가, 월가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던 외환 거래에 뛰어들어 유로화를 공매도 하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상품(ETP)이나 옵션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산타바바라에 사는 개인 투자자인 그렉 도셔(40)는 1월 말 유로화에 약 1만달러(약 1300만원) 규모로 매도(숏) 포지션을 취해 322%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화 약세를 예상한 이유에 대해 “연준만큼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개인들이 최근 독보적인 강세를 보이는 달러 관련 투자에 급격히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토로의 벤 레이들러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올해 많은 자산이 폭락해 개인들을 위한 기회는 매우 적었다”면서 “독보적인 달러 강세가 그들의 눈에 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의 션 크루즈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작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게임스톱이나 AMC 등 밈주식(meme stock·유행성 주식) 열풍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했다.
외환 투자는 변동성이 높아 투자 위험도가 높은 만큼, 단지 ‘소외 공포증’(FOMO·포모)으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달러 베팅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댐프드 스프링 자문사의 앤디 콘스탄 최고경영자(CEO)는 “유로화가 이미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 ‘유로화 공매도’라는 열차에 탑승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주 들어 유로화 가치는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화는 지난 14일 장중 1달러를 하회한 이후 반등해 이날 오전 2시 26분 1.02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