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증가했다. 2011년 12월 4.2%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빵은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9.0%)을 기록했다.
빵의 필수 재료인 밀가루와 달걀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가루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고, 지난해부터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값도 금값이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월 밀가루 수입량은 2090t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지만 수입 금액은 199만8400달러(약 24억원)로 21.8% 증가했다. 달걀값은 올해 1월 기준 전년 대비 36.2%나 올랐다.
이에 빵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아예 직접 냉동 생지를 구매해 빵을 집에서 구워 먹고 있다. 냉동 생지는 성형을 마친 빵 반죽을 급속 동결 시킨 것으로, 냉동 상태 그대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서 조리하면 간편하게 갓 구운 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크루아상 냉동 생지 기준으로 1개 가격이 일반 빵집에서 판매하는 완제품의 6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빵을 구울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오븐 등 간편 조리가전의 보급율이 증가한 것도 홈베이킹 트렌드 확산의 원인 중 하나다.
빠르고 간편하게 홈베이킹으로 빵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해 개발한 ‘파베이크’ 상품도 나오고 있다. 굽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 냉동생지의 단점을 보완한 파베이크는 베이커리 전문 공장에서 생지를 85~90% 초벌로 구워 낸 후 급속 냉동한 것으로 에어프라이어로 5분 내외 조리면 갓 구운 빵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서양에서는 집에서 빵을 구워 먹는 일이 흔하지만 빵이 주식이 아닌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했는데 빵값 인상에 따라 직접 구워 먹는 재미를 느끼는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 냉동 생지가 많이 팔리고 있다”며 “빵값 인상이 아니더라도 직접 구워 먹는 생지, 파베이크 상품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