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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에 韓 성장 둔화 우려"…美 싱크탱크 '역마셜플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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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I 2026.10.27 1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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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PIIE 국제 컨퍼런스, 韓 경제 해법 모색
美 재정적자·AI 투자에 세계 금리 상승 리스크
교역·공급망 다변화…대미 투자 실익 확보해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으로 끌어낸 대미 투자는 결국 동맹국에게 미국 제조업 재건 비용을 떠넘기는 ‘역 마셜플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투자비용을 제불하느라 오히려 한국 경제 성장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의 관세 안박에도 중국산 제품의 제3국 우회 수출이 확대되며 미중 교역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 공동으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미 제조업 재건에 동맹국이 자금 투입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PIIE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을 대가로 9개 경제권에서 받아낸 약 6조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역마셜플랜’이라고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의 경제 재건을 지원했던 마셜플랜과 달리, 이번에는 교역 상대국들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놀랜드 부소장은 대규모 대미 투자가 투자국의 통화가치 하락과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과 한국, 대만의 경제성장률은 소폭 둔화하는 반면 미국은 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달러 강세로 무역적자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은 투자 기간이 10년으로 일본(4년)보다 길어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산 제품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미·중 경제 분리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메리 러블리(Mary E. Lovely)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장벽이 미·중 간 교역을 단절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전체 수입에서 중국으로부터 직접 수입하는 비중은 2017년 22%에서 2025년 9%로 줄었지만, 멕시코와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유입되는 중국산 부가가치 비중은 같은 기간 16%에서 25%로 확대됐다.

러블리 연구위원은 글로벌 공급망이 단절되기보다 교역 경로를 바꾸는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수출시장과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관세정책에 韓 경제 부담…공급망 다변화 필요

미국의 재정적자와 AI 투자 확대가 글로벌 금리 상승을 부추기면서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킴벌리 클로징 PIIE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장벽이 무역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으며, 미국의 재정적자와 AI 설비투자가 세계 금리를 끌어올려 다른 국가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우 한국경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높은 반도체 의존도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률이 전체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등 경기 회복세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재정과 가계, 주식시장까지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받는 만큼 장기금리와 환율, 반도체 가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교역 상대국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마틴 초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AI 모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제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산업 데이터를 미국의 첨단 AI 기술과 결합해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AI 전문인력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가 국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분열과 갈등을 넘어설 힘은 결국 성장에서 나온다”며 “기업의 투자와 혁신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열고, 진취적인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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