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고구려 역사·문화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선사고대관을 전면 개편하고, 상설전시관 로비(‘역사의 길’)에는 광개토대왕릉비를 재현한 8m 높이의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타워를 조성했다. 중국이 한국의 고구려·발해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상황에서 중앙박물관이 고구려 콘텐츠 강화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성용 관장은 “지난해 중앙박물관(400만 명)과 13개 소속박물관을 방문한 총 관람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관람객 천만 시대’를 연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해 광개토대왕릉비 원석탁본을 구매한 것을 계기로 상설전시관 ‘역사의 길’에 디지털 복원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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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은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와 함께 주변에 4개의 디지털 탁본 족자도 세웠다. 이 기둥에 들어간 LED 패널만 1260매에 달한다. 4면을 돌아가며 고구려 건국 신화와 왕의 즉위, 광개토왕의 업적, 왕의 무덤을 관리하는 규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윤성용 관장은 “2005년에 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을 하면서 꼭 구현하고 싶었던 게 세 가지가 있었다”며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을 상설전시로 선보이고자 했던 것이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고구려 콘텐츠 강화에 따라 고구려실도 현재의 2배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윤상덕 고고역사부장은 “근래에 남한에서도 발굴 성과가 많이 축적돼 학계의 논의를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며 “관람객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가 바로 ‘고구려실’이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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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4만여 명이 찾은 ‘이건희 컬렉션’은 올해 제주와 춘천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서화, 도자, 공예품 등을 다룬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6월 4일 제주에서 먼저 선보인 뒤, 9월 10일 춘천에서도 막을 올린다. 올해 11월부터는 미국과 영국박물관 등 국외에서도 이건희 회장의 주요 기증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중앙박물관은 올해 ‘삶과 함께하는 박물관’ ‘미래를 선도하는 박물관’ ‘세계로 나아가는 박물관’이라는 중장기 전략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인구소멸 위험지역을 찾아가는 전시 개최 △장애인 등 문화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강화 △광개토대왕릉비 원석탁본 공개 등 다양한 국내외 문화 소개 △학예인력 전문교육 확대 등 박물관 교육 정책 추진 △박물관 소장 황해도 장무이묘 고구려 무덤 출토품 조사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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