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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라이프스타일에 주목”…생활 파고드는 기업에 돈 몰린다

김연지 기자I 2022.12.15 17:57:33

라이프스타일 혁신하는 스타트업에 투자금 몰려
기술력·실행력은 물론, 트렌드 캐치 능력도 중요
"라이프스타일 주목하면 이미지 개선·매출 성장"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기술력은 기본이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들어 그 안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여력이 있는지를 본다.”

경기 불황 속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는 가운데 최근 만난 한 투자사 대표가 한 말이다.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현 시기에 ‘라이프스타일’은 스타트업들이 투자 라운드를 돌 때 빠뜨리지 않는 단어가 됐다는 설명이 덧붙는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속속 브랜드 이미지뿐 아니라 매출 성장세를 보이자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투자사들의 시각도 달라지는 모양새다. 기술력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캐치하고 이를 토대로 일종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물색하기 시작하면서 극초기부터 후기 단계에 놓인 스타트업들의 움직임도 민첩해진다.

◇ 라이프스타일 집중했더니 팬덤까지…영역 확장하는 스타트업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운 스타트업들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곳은 푸드·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기업 GFFG다. 지난 2015년 설립된 GFFG는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수제 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를 비롯해 총 9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GFFG는 단순 외식 브랜드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킬러 메뉴들이 MZ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푸드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타 브랜드들과 협업 제품을 내놓으며 팬덤을 형성했고, 외식에서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11월 약 49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운영사 의식주컴퍼니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로 비대면 모바일 방식의 세탁 서비스를 선보인 의식주컴퍼니는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트렌드를 빠르게 잡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안일이 외주화됨에 따라 단순 세탁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의식주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극초기 스타트업도 비슷…화초 관리부터 육아까지

극초기 투자 라운드를 도는 신생 스타트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투자사들이 한 번의 클릭 혹은 킬러 제품 등으로 생활 속 편리함을 추구하는 업체에 주목하면서 애초 업체 방향성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등으로 정하고 사업을 꾸리는 곳도 속속 포착된다.

예컨대 식물관리 플랫폼 스타트업 트리팜은 최근 프리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식물관리 커머스 ‘식물회관’은 식물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간편하게 식물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흙갈이나 화분 교체, 식물 심기 등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신청하고 문 앞에 내놓으면 식물회관이 직접 수거 후 농원을 연결해 화분 관리 작업을 하고 다시 고객에게 배송해준다. 트리팜에 투자한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개별적으로 나뉜 식물생활을 하나의 앱에서 해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육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키즈닝’을 운영하는 밀크코퍼레이션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키즈닝을 통해 육아 소비 정보 비대칭 문제를 겪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평을 받으며 최근 시드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유저가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셀러와 육아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며 디지털 네이티브 육아 세대 소비자가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그간 큰 매출 성장을 꾀해왔다”며 “예컨대 국내 한 가구업체의 경우,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할 것을 예측하고 업무·학습 공간 콘셉의 가구를 출시해 매출 성장을 견인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 일상에 집중한 덕에 해당 업체는 가구 전문 브랜드라는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숨 쉬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갖추게 됐다”며 “이러한 성공사례가 있다 보니 스타트업들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비즈니스를 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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