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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텍 노동조합과 사측 간 교섭 타결을 위해 무기한 동조 단식을 벌였던 송경동 시인이 굴뚝 농성 426일째인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아래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파인텍 노사 간 6차 교섭이 타결됐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파인텍 교섭 보고 및 굴뚝농성 해단식’을 열었다.
동시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75m 굴뚝에 올라가 있는 홍기탁 전 파인텍 노조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노동자의 귀환, 우리 모두의 시작’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뒤에 공동행동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섰다. 이들은 모처럼 활짝 웃는 얼굴로 취재진을 바라봤다.
동조 단식에 참여했던 박승렬 목사는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 다 기뻐하리라고 생각한다. 새들도 살지 않는 그곳에서 426일째 버티고 있던 두 분이 오늘 땅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됐다”며 “노사 간 깊은 갈등·분노·불신 이런 것들이 잠재워질 수 있을 지 심각한 문제다. 양측이 평화롭고 온전한 발전을 이루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환호의 마음보다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며 “동지들이 엄청난 요구를 했던 게 아닌 걸 알것이다. 합의서를 받아들고 손이 떨렸다. 이 한·두장의 종이가 결국 사람 목숨이었구나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도 “헌법에 보장된 작은 권리를 위해 많은 사람이 애쓰고 노동해야 하는 게 서글프다”며 “이날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단식한 우리도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짐이 먼저 내려온 상황이다. 두 조합원은 지상으로 내려올 준비가 된 상황이며 소방대원과 계단으로 천천히 내려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