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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회사는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공모 규모,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주관사는 4월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 구성됐다. 선정 과정에서는 다수의 글로벌 IB들이 경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지난 10일 SK하이닉스의 SEC 승인이 이달 22일 주간에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지난 12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보다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EC 승인이 나면 7월 중순 이후 상장이 가능하다”며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회가 예정돼 있어 시기적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ADR 발행 논의가 시작된 올해 초만 해도 SK하이닉스 주가는 70만 원대에 불과했다. 18일 기준 주가가 268만5,000원까지 치솟으면서 공모 규모 전망치도 크게 달라졌다. SK하이닉스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최소 지분율 20% 유지를 위해 현재 상장 주식 수의 2.5%(1,780만 주) 내에서 신주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일 보고서에서 최대 2.5%를 발행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주가와 원달러 환율 1,500원대를 고려하면 공모 규모가 약 277억 달러(42조2,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한국 기업의 미국 상장 중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조달 자금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 확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주관사단은 인수 주식 물량 배분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이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관사 각 사당 평균 10조 원가량의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IB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과거에 비해 관심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증시 전체 관점에서 보면 한국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수십조 원 주식 세일즈가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관사단에 미국 대형 IB인 모건스탠리가 포함되지 않아 나머지 주관사들의 물량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도 있다. 모건스탠리는 2024년 9월 15일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가와 투자의견을 대폭 하향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에 앞서 투자자 설명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6월에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논딜 로드쇼(NDR)’를 진행했으며,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최근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쇼에서 투자자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52조5,763억 원, 영업이익은 37조6,103억 원, 영업이익률은 72%로 창사 이래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DR 상장을 계기로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R)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현재 6.9배로, 마이크론의 11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의 이익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낮아지며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늘면서 ADR 상장을 계기로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여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ADR 상장 이후 100조 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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