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계와 베트남 관보 등에 따르면 찐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회장과 개별 회동을 했다. 팜민찐 총리는 공산당 서기장과 국가주석에 이은 베트남 권력 서열 3위다. 베트남 경제를 앞장서 이끄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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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지난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2022년 12월 당시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 당시 찐 총리가 참석한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베트남의 성공은 곧 삼성의 성공이고, 베트남의 발전은 곧 삼성의 발전”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찐 총리가 이번 방한 기간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데 대해서도 환영했다. 찐 총리는 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전영현 부문장을 비롯한 DS부문 사업부장들이 총리 일행을 안내한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특히 삼성은 삼성베트남을 글로벌 삼성의 최대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기지로 격상시키기 위해 향후 3년간 투자를 강력히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찐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삼성은) 베트남의 경제·사회 발전을 포함해 수출, 첨단기술 응용 제품 개발에 적극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 회장에게 “베트남을 글로벌 시장으로 출시하는 주요 제품의 전략적 생산 및 R&D 기지로 지속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베트남은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확대를 위해 관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삼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찐 회장은 말했다.
찐 총리는 또 삼성베트남이 그동안 베트남에서 사회적책임 활동을 적극 전개한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 회장을 하노이에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찐 총리는 앞서 전날에는 정의선 회장과 개별 회동을 했다. 정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베트남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특히 현지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신기술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거론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비교적 젊은 베트남의 우수 인적 자원을 높이 평가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찐 총리는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투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찐 총리는 이외에 신동빈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과 만났다. 그는 신 회장에게는 롯데가 강점을 가진 스마트 시티 등에서 투자를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고, 조 회장과는 바이오 BDO(부탄다이올), 탄소섬유 등 미래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대표단 역시 찐 총리와 간담회를 통해 양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베트남 주재원 비자 발급 애로 해소, 여름철 전력 공급 불안정 해소 방안 마련 등을 요청했다. 오는 11월에는 베트남에서 한·베트남 투자협력 포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