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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웅 퓨릿 대표이사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수준의 고순도 합성 기술을 통해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상장 이후 반도체뿐만 아니라 2차전지 소재와 리사이클링 사업도 본격 확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퓨릿은 지난 2010년에 설립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 사용하는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하나인 포토(노광) 공정에서 사용하는 신너 소재 원재료 생산이다. 신너는 노광 공정에서 감광액(PR) 코팅 전에 코팅 향상을 위해 투입하며, 감광액 도포 후 두껍게 코팅한 감광액을 평평하게 제거하기 위해 한 번 더 적용한다. 신너는 감광액의 잔여물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 반도체 생산 수율에 영향을 미친다.
퓨릿은 설립 초기 합성한 저순도 소재를 수입해 고순도로 정제하는 사업을 했지만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합성기술을 내재화하고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공업용 EEP(Ethyl 3-Ethoxypropionate), EL(Ethyl Lactate) 등을 국산화했다. 퓨릿은 반도체에 사용하는 고순도의 EL을 합성,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로 손꼽힌다.
이 같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소재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국내외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도 경쟁력이다. 최종 고객사로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인텔 등이 있다. 이외에도 LG디스플레이(034220), 듀폰, 한화(000880), 삼성전기(009150) 등의 고객사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 밸류체인에 편입되면서 실적도 성장세다. 지난해 매출액은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42.9%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를 달성했다.
퓨릿은 상장 후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패턴이 미세화하고 집적회로 적층이 확대하는 경향에 따라 전 공정에서 소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충남 예산에 1만평 규모의 제3공장 증설에 나선다.
신제품 개발과 신규 고객사 확보도 추진한다. 퓨릿이 국산화에 성공한 반도체급 EL 제품은 선단 공정인 극자외선(EUV)에 사용된다. 이처럼 신규 공정이 등장할 때마다 고순도 합성 기술을 통해 발 빠르게 신규 제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2차전지 신사업도 본격화한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해액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전해액 첨가제, 양극재 바인더 유기용매 제품 등을 국산화할 예정이다. 전해액 공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고품질의 순도와 낮은 수분 함량이 요구되는데 퓨릿의 합성 기술력을 통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대표는 “2차전지 공정의 양극재 코팅에 첨가하는 유기용매 NMP(N-Methyl-2-pyrrolidone) 폐액을 정제하는 신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NMP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제품으로 국산화에 성공하면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IPO에서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퓨릿의 총공모주식수는 413만7000주다. 이 가운데 30.2%인 125만주가 구주매출이며, 288만7000주(69.8%)가 신주모집이다. 구주매출 주주는 퓨릿의 최대주주인 한국알콜산업이다. 한국알콜산업은 구주매출 대금의 20%를 올해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한 현금배당에 사용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8800~1만7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공모금액은 443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1796억원이다. 유통가능 물량이 다소 높은 점도 주의해야 한다. 전체 상장예정주식수 1678만9366주 중 유통가능물량은 528만2000주로 32.46%다. 보호예수물량은 1150만7366주로 68.54%다.
퓨릿은 이달 9월20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 청약은 오는 10월5~6일 실시한다. 상장예정일은 10월 중이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