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잡는 백신’ 집중해온 제넥신, 오미크론도 대응할 수 있을까

김명선 기자I 2021.12.07 15:59:46

뉴클리오캡시드 항원 추가한 후보물질 임상 2/3상 승인 대기 중
제넥신, 다양한 코로나 변종에 대비 가능하다 밝혀와
중화항체 역가, 변이별로 동일한 t세포 반응이 근거
그러나 아직은 효과 논하기에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제넥신이 자신하는 ‘변이 잡는 백신’은 오미크론도 잡을 수 있을까. 제넥신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부스터샷 후보물질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아직은 이 백신이 기존 변이는 물론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적일 것이라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제넥신은 스파이크 항원에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을 추가한 DNA 백신을 부스터샷 용으로 개발 중이다. (사진=제넥신)


◇항원 추가한 백신 후보물질로 변이 대응하는 제넥신

제넥신(095700)이 만드는 백신은 스파이크(Spike) 항원에 뉴클리오캡시드(Nucleocapsid) 항원을 추가한 DNA 백신이다. 뉴클레오캡시드는 유전물질(RNA)을 감싸고 있는 바이러스 내부 단백질이다. 스파이크와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의 유전정보를 담은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제넥신은 부스터샷으로 개발 중인 ‘GX-19N’에 대한 글로벌 임상 2/3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소식 이후 제넥신에 관심이 쏠리는 건 그간 백신 개발 과정에서 제넥신이 ‘코로나19 변이’에 방점을 찍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제넥신은 백신 후보물질을 기존 ‘GX-19’에서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을 탑재한 GX-19N으로 후보물질을 바꿨다. 당시 제넥신은 “다양한 코로나 변종에도 대비 가능한 베스트 백신 개발이 목표”라고 밝혔다.

11월 18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화항체만 높이는 코로나19 백신 대신 변이에 대응 가능한 백신, 긴 효력 지속 기간을 가지면서도 안전한 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자사의 백신이 이러한 특징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와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이 광범위한 T세포 면역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T세포는 항원을 식별해 외부 침입자를 파괴하는 세포인데 여기에 잘 대항한다는 설명이다.

제넥신은 GX-19가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거는 지난달 바이오아카이브에 제출한 논문과 임상1상 결과다. 이 논문에 따르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결과 사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한 실험군 대비 GX-19N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한 실험군에서 우한 스트레인의 중화항체는 76배, 베타 변이와 델타 변이의 중화항체는 각각 54배, 76배 높게 나타났다.

제넥신 관계자는 “변이에 상관없이 동등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했다. (임상1상에서도) 변이에 상관없이 t세포 반응이 동일하게 일어났다.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스파이크와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이 광범위한 T세포 면역을 형성해 향후 발생할 다양한 코로나 변종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해왔다. (사진=제넥신 홈페이지 영상 캡처)


◇아직은 변이에 효과적이라는 예상도 일러…임상 2/3상 입증이 관건

그러나 이것만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를 나타내리라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뉴클리오캡시드 항원이 변이에서 자유로운 건 맞지만, 스파이크 단백질(항원)보다 변이가 덜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는 실험으로만 입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를 지금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충분한 항체 양이 생성되는지, 또 오미크론을 억제할 수 있는지 등 오미크론에 대한 실험을 따로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에 변이주가 들어왔고 질병관리청에서 실험을 할 거다. 우선 이를 확보해 입증하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뿐 아니라 기존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하기도 아직은 애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진단의학과 전문의는 “임상1상은 안전성을 보는 실험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임상 2, 3상에서 위약군 대비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는 정도를 봐야 알 수 있다”며 ”화이자나 모더나의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발표는 3만 명 이상 임상시험으로 한 번 입증이 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1상만으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중화항체 역가와 코로나19 예방과의 관련성도 밝혀진 게 없다”고 일갈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니버셜 백신’을 늘 꿈꾼다. 그러나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부위를 골라낼 수는 있어도 그 부위에 항체가 생겼을 때 실제로 바이러스를 잘 중화할 수 있는지와 같은 부분이 쉽지 않았다. 인플루엔자에 대한 유니버셜 백신도 아직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제넥신도 추후 임상을 통해 변이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겠다 밝혔다. 제넥신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체의 세포주를 확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따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추후 임상 2, 3상에서 실제로 변이들에 대해 얼마나 방어를 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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