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시절 특임장관 신분으로 아크부대를 비롯해 UAE를 방문했었던 이 상임고문은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남의 나라 가서 그 나라 적이 어딘지 왜 이야기 하나. 그리고 사실도 안 맞는 게 UAE하고 이란하고 사이가 나쁠 때도 있었지만 교역은 계속하고 있고 사람들도 왔다 가고, 적까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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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대통령실의 외교 안보라인이 미국 쪽에 기울어져 있어서 미국 쪽 사고와 편향된 시각이 그대로 투영돼 대통령한테까지 곧바로 간 것이다. 미국에선 이란을 악당, 악의 축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상임고문은 “미국과 이란 관계는 안 좋다 하더라도, 미국도 UAE 가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이야기 안 한다”라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실언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풀어야 한다”라며 “설사 우리나라 장병 격려하는데 그 말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상임고문은 또 “길게 얘기할 거 없이 우리 대통령이 UAE 가서 ‘당신네 적은 이란이다’라고 한 이야기는 안 해도 될, 쓸데없는 오지랖”이라며 “사과하고 끝내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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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란 측이 설명을 요구하고 우리 대사를 초치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장병들에게 아랍에미리트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현실을 직시하며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였다며 “이란 측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오해가 풀리면 정상화가 신속하게 이뤄질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자금, 윤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사를 보내거나 고위급 대화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는 “오버하는 행동”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한국 해운협회는 지난 18일 163개 회원 선사를 대상으로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주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협회는 해당 공문에서 “이란혁명수비대가 솔레이마니 암살 3주기를 맞아 미국을 겨냥한 보복을 천명하고, 페르시아만에서 해군훈련을 진행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수비대가 페르시아만에서 그리스 유조선 2척을 나포했고, 최근 영국은 수비대의 테러단체 지정을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회원 선사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하는가 하면, 특이동향 발생 시 해양수산부로 즉시 통보해달라고 설명했다.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에서 대양으로 향하는 유일한 해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수출되는 원유의 70%가량이 이동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6박 8일 일정의 UAE·스위스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수행원 등을 태운 전용기 ‘공군 1호기’는 20일 오전(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윤 대통령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21일 한국에 도착한다.
윤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SNS를 통해 “이번 순방에서 우리 국민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생생히 목격했다”며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순방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