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하우 배우자"…중소기업 1천곳 몰린 사업은

김호준 기자I 2021.08.25 16:17:17

정부·대기업이 지원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삼성·포스코 사업에 중소기업 1천곳 몰려 인기↑
거래 관계 없는 기업에도 구축 지원
멘토 상주하며 시제품 제작부터 제조 노하우 전수

지난해 6월 대전 소재 분자진단기업 ‘솔젠트’에서 열린 스마트공장 현장 혁신 보고회에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가운데)과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왼쪽)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소기업계에 ‘제조 스마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중소기업 1000여 곳 이상이 몰리며 스마트공장으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고를 낸 삼성의 ‘2021년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는 중소기업 600여 곳이 신청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370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올해도 300곳을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포스코가 지원하는 같은 사업에도 480곳이 몰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공장 구축 효과에 대한 인식 확대와 함께 기초 수준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의 고도화 작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사업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을 원하는 경우, 정부와 대기업이 구축 비용을 지원한다. 올해는 최고 1억원까지 총 사업비의 60% 이상을 해당 업체에 지원한다. 사업에 선정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스마트공장 공급기업으로부터 △공장운영시스템(MES) △자원관리(ERP) △공급사슬관리(SCM) △제품개발지원(PLM) 등 제조 공정 디지털화에 필요한 전 과정에 도움을 받는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김종호 삼성스마트공장센터장으로부터 생산라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추진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의 경우, 다른 지원사업과 달리 직접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규모와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구축’을 지원해 인기가 높다.

삼성의 경우 ‘제조 베테랑’인 스마트공장 멘토가 중소기업 현장에 상주하며 직접 공정 개선을 돕고, 현장에서 필요한 부품을 협력사 공장에서 제작해 조달해주기도 한다. 스마트비즈엑스포 참가와 함께 홍보를 위한 아리랑TV 영상제작, 연구·개발(R&D)을 위한 특허개방도 지원한다.

포스코 역시 자사의 제조 현장 혁신기법 ‘퀵 식스 시그마’(QSS·Quick Six Sigma)를 통해 재고관리와 생산라인 자동화 등 노하우를 전수한다. 양 기업 모두 스마트공장 구축이 끝나더라도 사후관리를 통해 각 기업이 안정적으로 제조 공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 도움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한 의료기기 업체 대표는 “삼성에서 파견한 멘토와 한 팀처럼 일하면서 중소기업이 겪는 허들을 넘을 수 있었다”며 “마치 내 일처럼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아 회사 직원들도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소기업 2500여 곳에 550억원을 들여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2만여 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이 이뤄졌음을 고려하면 삼성의 도움을 받은 곳이 전체 10%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도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소기업 6000곳을 지원해 내년까지 총 3만곳에 스마트공장을 보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1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국내 제조업체는 6만 7000여 곳으로, 제조업 절반이 스마트화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주무 부처인 중기부는 올해부터 스마트공장 질적 고도화에 초점을 맞춰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공정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공장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받은 기업들의 공정 성과.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 316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들의 사업 만족도는 88.1%에 달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들의 평균 설비 가동률과 생산성은 각각 20.8%, 18.7% 개선됐다.

특히 참여 기업 65%는 사업 종료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중소 제조업 생태계 강화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은 제조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의 시발점”이라며 “중소기업이 경영현장의 애로를 스스로 극복하고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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