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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우량 등급 회사채는 판매 과정에서 주문이 몰리면 발행 기업이 금리를 깎는다. 조건이 처음 제시된 수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것은 드문 일이다. 주문 규모도 최대 200억달러(29조 3200억원)로 발행액의 1.6배에 그쳤다. 기업들은 유리한 금리를 받기 위해 발행액의 몇 배에 이르는 주문을 끌어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나마 최종 발행액은 처음 계획보다 2억 7300만달러(4002억원) 늘었고, 채권 가격도 이날 거래 초반 올랐다(채권 금리는 하락). 지난주 미지근했던 반응과 달리 수요가 다소 살아났다는 뜻이다.
미국 우량 채권시장에서 AI 기반시설에 돈을 대려는 움직임은 최근 눈에 띄게 위축됐다. 대규모 발행이 한꺼번에 쏟아진 데다, 데이터센터에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금을 과연 회수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채권은 지난해 10월 메타의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자금을 대기 위해 발행된 ‘베녜’ 채권이 현재 거래되는 수준보다 높은 금리에 팔렸다.
조달한 돈은 텍사스주 엘패소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단지에 쓰인다. AI 작업에 필요한 최대 1기가와트(GW·100만㎾) 규모의 연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에 맞먹는 전력을 쓰는 셈이다.
블랙록 자회사인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매니지먼트와 HPS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이 사업의 지분 80%를 갖고 있고, 메타가 나머지 20%를 보유한다. 채권 발행은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가 주관했다.
이번 채권은 블랙록과 연결된 ‘소파이피야 인베스터’라는 회사 이름으로 나왔다. 미 남서부에서 즐겨 먹는 튀김 과자에서 딴 이름이다. 구조는 특정 사업의 수익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비슷하다. 사업만을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가 채권을 찍고, 원금은 만기까지 조금씩 나눠 갚으며, 메타가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겠다고 약속한 임차 계약이 상환을 뒷받침한다.
이런 방식을 쓰면 메타는 빚을 자기 재무제표에 올리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과도한 차입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는 동시에, 메타가 임차를 통해 채무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위험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