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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위원장 “논문·영상 속 물질 ‘상온초전도체"로 보기 어려워"

전선형 기자I 2023.08.03 18:19:53

김창영 교수, 이데일리와 이메일 인터뷰
‘일반적 초전도체 그래프와 차이 존재’
검증 영상도 초전도 자기부상과 달라

[이데일리 전선형 김가은 기자]
김창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초전도체 관련 사진.(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LK-99 국내 검증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창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상온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구진들이 내놓은 논문과 영상 속 물질이 일반적 초전도체가 보여주는 현상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3일 LK-99 검증위원회 위원장인 김창영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부단장(서울대 교수)는 이데일리에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들과 공개한 동영상만으로는 해당 물질인 LK-99가 ‘상온초전도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신중한 검증 절차가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와는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특히 김 교수는 LK-99 논문 데이터들이 일반적인 초전도 그래프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항 그래프에서는 저항이 0이 아니고 임계온도부근에서는 오히려 금속의 온도-저항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화율(외부에서 걸어준 자기장에 의해서 물질의 자기 분극이 생기는 정도) 변화 역시 일반 초전도체는 임계온도에서 0으로 돌아와야 되는데 0이 되지 않고 여전히 마이너스인 점 등이 의아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LK-99 관련 영상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영상에서 LK-99는 자석 위에서 떠있지만,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는 상태고 움직인 후 진동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러한 특성은 초전도체의 자기 부상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논문에서는 이것이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서 일부만 공중부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시료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인 반발력으로 시료가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것이 정확히 초전도체의 특성인 마이스너 효과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연구진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올린 영상에 대해서도 “화중과기대의 영상 역시 초전도체의 자기부상이라기 보다는 다른 현상 (예를 들어 자화된 자성체)일 가능성도 있다”며 “영상에서도 시편 한쪽이 아래의 영구자석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상온초전도체임을 증명하는 영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김현탁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등이 참여한 한국 연구팀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 개발 관련 논문을 게시했다.

논문에는 납과 인회석 결정 구조인 LK-99를 통해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가 섭씨 127도(400K)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상온ㆍ상압 초전도 계산 식과 물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초전도란 특정 온도에서 저항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저항을 상실한 물체를 초전도체(superconductor)라고 부른다.

현재 초전도 물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의 상태가 필요하다. 그러나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견했다는 LK-99는 온도와 압력의 저항이 없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전기 흐름이 방해받지 않으니 에너지 손실 없는 송·배전 설비를 만들거나, 초전도 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만들 수 있다. 사실이라면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발견인 셈이다.

현재 전 세계 학계에서 LK-99를 검증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이를 검증하겠다며 ‘LK-99 검증위원회’를 발족했다.

‘LK-99 검증위는 논문 저자들이 논문에서 제시한 데이터와 동일한 데이터를 측정한다. 대표적으로 시편의 전기저항을 측정하고, SQUID(조전도 양자 간섭소자) 센서를 사용한 자화율측정시스템 (MPMS)으로 시편의 자화율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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