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은 29일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2023 김치산업진흥 기술교류회’에서 이같이 김치와 과학기술적 해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김치는 최근 한류 열풍, 건강식품 확산 등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지난 2020년 ‘김치의 날’이 우리나라에서 법정기념일로 제정됐고, 미국, 영국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되는 등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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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인기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김치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지난해 김치 무역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배추가격이 폭등하거나 ‘중국산 알몸김치 파동’으로 업계가 직격탄을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AI농업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통적인 김치 산업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장태평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AI가 기계를 제어해 직접 필요한 부분에만 비료를 뿌려줘서 비료의 60%를 절약하는 등 과학기술 기반 혁신 시대가 다가왔고, 앞으로 ‘손 맛’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 생산 기업의 영세성, 규격 표준화 미흡 등 김치 산업의 현안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적용해 김치가 국가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종균 공정 개발부터 김치 공정 자동화 등을 위한 과학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중국산 저가 김치 대비 기술로서 차별화가 가능하도록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등을 적용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가령 시원하고 톡쏘는 맛을 표준화하거나 ‘묵은지’ 맛이 더 많이 나도록 김치를 표준화해서 생산할 수 있다. 절이기 전에 멀쩡했던 배추가 절임 후 무름 현상이 나타나 버려지는 경우를 막기 위해 ‘배추 무름병’ 실시간 분석기술을 개발해 예측시간을 48시간에서 3분으로 줄이는 방법도 개발됐다. 장해춘 김치연 소장은 “국산 김치 품질을 차별화하려면 맞춤형 김치 종균을 만들고, 이를 대량생산해서 우리나라가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김치 산업 데이터 확보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김치자원은행 등을 만들어 유전체 정보, 김치 유산균 정보 등 빅데이터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치연을 소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김치 원천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약속했다. 임요업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은 “김치연은 종균개발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김치 제조 공정 자동화, 김치 건강 기능 우수성 등을 알리고 있다”며 “김치 업계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 맞춤형 연구수요를 발굴하고, 기술을 개발해 보급해나가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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