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은 이미 합법적으로 협정에서 발을 빼는 방법을 알고 있다. 파리기후협정 비준안을 상원에 보내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부결시엔 자연스럽게 탈퇴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비준안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데다 통과를 위한 허들이 높아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방법에 대해서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다”면서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파리협정에서 탈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약 이행을 축하하고 있다. 민주당은 파리기후협정을 지지하지만 공화당원들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친(親)화석연료 성향으로 기후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자연스럽게 행정부에서도 탈퇴를 지지하는 의견이 많다. 반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기후협정을 지지하는 기업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특히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 백악관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두 차례나 내비쳤다.
켄터키주(州)와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있는 석탄 회사들과 광부들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정전력계획’을 뒤집어 달라고 촉구해 왔다. 미국이 기후협정에서 탈퇴하면 이들 산업과 종사자들에겐 긍정적일 수 있으나, 미 서부 애팔래치아 지역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일자리 창출은 반대로 저해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 최우선(America first)’ 메세지가 약화시킬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정 탈퇴 여부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높진 않지만 아직까진 뜻을 바꿔 파리기후협정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설득에 나섰지만 사실상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해서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대국인 동시에 두 번째로 탄소배출을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195개국 간의 약속과 합의사항이 깨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방증하듯 유럽을 방문 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과 파리기후협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채택키로 했다. 공동성명서 초안에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수행하는 것은 가장 우선되는 정치적 과제”라는 문구와 함께 파리협정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지연·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위축되거나 약화될 우려는 있다. 마이클 오펜하이머 프린스턴대 지질학 및 국제학 교수는 “미국의 행동은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같이 기후변화에 심각하게 관여하고 있는 신흥 경제국들에게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면서 연쇄 탈퇴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더 극심한 더위와 폭풍우, 홍수 및 식량 안보 위협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무역 및 테러와의 전쟁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외교 관점에서 봤을 때 리더십을 포기하는 건 (스스로) 불신을 초래하는 큰 실수”라며 “무역과 군사는 물론 기타 어떤 종류의 협상이든 성공 여부는 미국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합니다. 나가주세요…장마철 골칫덩이 된 낚시꾼들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901240t.jpg)
![[단독]강남 한복판서 외국인 관광객이 경비원 '무차별 폭행' (영상)](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1000002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