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데일리가 대만 주요 IT 업체들의 올해 7월 실적을 분석해보니, 아시아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미디어텍의 7월 매출 456억1000만 대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1년 전보다 43.6% 급증했다. 1~7월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오디오 칩 세계 1위인 리얼텍의 매출은 19.5% 뛰었다.
애플, 엔비디아 등을 고객사로 둔 세계 최대 IT 기기 위탁제조업체 폭스콘의 경우 7월 매출 5723억5200만 대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 역시 2569억5300만 대만달러로 역대 월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4위 파운드리 UMC(9.6%↑)도 호실적을 냈다. 이같은 고공행진이 주목 받는 것은 근래 갑자기 나온 AI 투자 거품론과는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인사는 “AI 서버와 반도체 등의 수요를 보면 AI 거품론이 왜 나오는지 이상할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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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올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강자인 SK하이닉스는 하반기 40%를 돌파할 게 유력하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최근 SK그룹 이천포럼에서 “(주요 빅테크인) ‘M7’이 모두 찾아와 HBM 커스텀(맞춤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은 지난해보다 투자 규모를 높여 잡았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지금은 맞춤형 AI 시스템이 마땅치 않아 빅테크들이 각자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 교수는 “AI 투자와 관련한 ‘업 앤드 다운’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이 커진다는 대전제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