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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례·영입인사 의원모임 주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양 전 원장이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그는 2019년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한 뒤 21대 총선에서 인재 영입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총선 압승을 이끈 뒤 여의도를 떠난 바 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며 현 민주당 선대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 전 원장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의원들의 한가한 술자리도 많고 외유 나갈 생각도 하고 있고, 아직도 지역을 죽기 살기로 뛰지 않는 분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대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우리가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본다”며 “후보만 죽어라 뛰고, 책임 잇는 자리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이나 대표·원내대표를 계산에 두고 일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탄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현재 선대위의 구조에 대해서도 ‘희한한 구조, 처음 보는 체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양 전 원장은 “취지와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매우 비효율적 체계”라며 “주특기 전문성 중심 전진배치가 아니라 철저한 선수(選數) 중심, 캠프 안배 끼워 맞추기이고 우리에게 천금 같은 한 달을 인사안만 짰다”고 꼬집었다.
양 전 원장은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후보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를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후보 중심으로 중심을 잡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 하면 승리가 어렵다”며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하던 마음으로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3~4주,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
다만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시 한 번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늦지 않았다. 향후 3~4주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전열을 정비하고 비장하게 마음을 먹으면 우리당이 저력이 있고 국회의원도 170여명, 지역 기반은 우리가 더 탄탄하다”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은 이어 “최근 여론조사만 갖고 좌절하거나 낙담해선 안 된다. 그보다 더 큰 위기는 우리 안에 있는 것이고 답도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여론조사는 흐름을 면밀히 참고만 하되 거기에 일희일비 하면 많은 착시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한편 그는 선대위 직접 참여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며 이번 정권과 함께 자신의 정치경력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전 원장은 “원래 지난 대선을 끝으로 제 역할 끝났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백의종군과 잊혀질 권리를 얘기하며 바로 사라진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총선을 앞두고 간곡한 부탁을 받아 다시 당에 복귀해 가외(加外)의 일을 했지만 그게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세 번의 큰 선거(2016 총선, 2017 대선, 2020 총선)에서 다 승리하고 좋은 결과 낸 것으로 제 나름 시대적 소임과 공적(公的)역할 다했다고 생각한다. 당에도 충성할만큼 했다고 자부하고, 그걸로 만족한다. 더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서 (참여해 달라는) 여러 요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용광로 선대위가 이미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내가 나서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저도 필요하다 싶은 것들은 조언 드리고 있고 이 후보도 답답한 것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밖에서 조언하거나 자문할 수 있다. (이 후보와)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