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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형전술유도탄 영어표기 ‘발사체’→‘미사일’ 바꿨다

김미경 기자I 2021.03.26 18:03:37

26일 조선중앙통신 영어기사 게시 확인
대외시선 개의치 않겠다는 의도 분석도
발사체 이스칸데르 개량형, 사거리·파괴력 향상
핵 탑재해 남한 전역 타격 가능 관측 나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25일 시험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의 영어 표기를 발사체(Projectile)에서 미사일(Missiles)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오후 4시 홈페이지에 게시한 영어 기사에서 신형전술유도탄을 ‘New-type Tactical Guided Missiles’라고 번역해 ‘미사일’임을 분명히 적시했다.

이날 오전 6시 18분께 배포한 영어 기사에서는 ‘New-type Tactical Guided Projectile’이라고 표기돼 있었는데 반나절만에 바뀐 것이다. 이 기사에서 ‘신형전술유도탄’은 제목과 본문에 총 4번 등장하는데 일괄적으로 ‘발사체’가 ‘미사일’로 대체됐다.

그래픽=연합뉴스
이 같은 표기 변경은 북한의 ‘신형전술유도탄’ 발사가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이목이 집중된다.

북한이 중립적 의미의 ‘발사체’라는 표현을 무기의 일종인 ‘미사일’로 바꾼 데 대해 국제사회의 시선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통신은 안보리 결의 위반을 자인하는 ‘탄도(Ballistic)’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전날인 25일 동해상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대남용으로 평가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초 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 선보인 이후 첫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사거리가 늘고 파괴력은 더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거리가 600km였다는 북한의 주장은 전날 한국과 일본 군 당국이 발표한 사거리 450km와 150km가량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북한이 실제보다 과장해 발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N-23의 경우에도 북한은 사거리 240km에서 시작해 점차 사거리를 늘려가며 시험 발사했는데, KN-23 개량형의 첫 시험발사에서 600㎞를 쏜다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합참 관계자는 사거리 450km라고 밝힌 데 대해 “탐지자산 정보를 토대로 설명하고 평가한 것으로, 현재 한미 정보당국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눈여겨볼 점은 북한 주장의 진실 여부를 떠나 KN-23 개량형의 사거리가 KN-23보다 늘어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거리 600㎞면 남한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청주비행장의 F-35A, 대구비행장의 F-15K 전투기 등 유사시 출격하는 대북 억제전력은 물론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기지와 성주 사드기지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구나 탄두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가 늘어 주일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오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영어 기사(아래)에서 ‘신형전술유도탄’이 ‘미사일(missiles)’로 표기돼 있다. 당초 통신은 이날 오전에 송고한 기사(위)에서는 같은 대상을 ‘발사체(Projectile)’라고 표현했다가 표기를 고쳤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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