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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최근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 고성군 토성면의 성천리마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경일 고성군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찾은 성천리마을은 전체 100가구 중 절반이 넘는 58가구 산불 피해를 입었다. 문 대통령은 산불로 터만 남은 집 마당에 임시로 거주할 조립식 주택이 덩그러니 설치돼 있는 마을주민 고상목씨의 집을 찾았다.
문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마을 주민 30여명이 나와 문 대통령을 맞으며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을 호소했다. 비가 내린 이날 특히 갓난아기를 안고 문 대통령을 만난 주민도 있었다.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지 한달이 된 아기를 안고 문 대통령을 만나러 온 도티구잉씨는 서툰 한국말로 “베트남에서 왔다”며 “지금 다섯명이 한방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빨리 복구가 되도록,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힘내라”고 전했다.
또다른 80대 주민은 “집도 없이 마을회관에서 얻어먹고 있다”며 “팔십 노인인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고 한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복구될때까지 마을회관에 계시나”며 조립식 주택에라도 지낼 것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을 위로한 뒤 고씨의 집터에 설치된 조립식 주택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펴봤다. 이경일 고성군수는 “이재민들이 가장 요구하는 사항은 빨리 집을 지어달라는 것”이라며 “소상공인은 농가들과 달리 영업소실 보전과 (농업인들은) 농기계 지원 확대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군수참모 권병국 중령은 “군 장병은 산불발생 직후부터 대민지원을 하고 있다”며 “비닐하우스 제조, 폐물 등 민간인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민지원을 위해 연락소를 운영하고 농기계 수리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보고를 듣고 “이재민들이 최대한 빠른 복구를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복구가 될 때까지 임시 주거시설을 주는 것도 중요한데 임시주택 부분은 물량은 충분히 확보가 돼 있나”고 물었다.
이에 이경일 군수는 “물량은 LH 쪽에서 준비하는 물량 뿐 아니고 속초, 고성에 있는 일반 아파트에도 들어가면 지원해주기 때문에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임시 조립주택이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지 등을 꼼꼼히 챙겼다. 문 대통령은 “임시 조립주택은 생활근거지를 떠나기 힘든 분들에게 제공해야 할텐데, 컨테이너를 보니까 두 식구는 몰라도 식구가 세, 네명만 돼도 살기가 힘들 것 같다”며 “식구가 많은 경우는 어떻게 하나”고 물었다.
이경일 군수는 “식구가 많을 경우, 특히 부모를 모시고 사는 세대는 같은 방, 원룸에 들어갈 수 없기 떄문에 두 동을 드린다”고 답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 부분까지 충분히 좀 해주시기 바란다”며 재차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고 있는 지원 인력들도 만나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산불 당일 집이 불타고 있다는 소식에도 환자이송 임무를 마친 김지현 구급대원을 만나 “구조작업을 하고있는 중에 부모님 집이 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끝까지 구조작업에 전념을 해주셨다.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역시 산불피해 당사자이면서 군청에서 구호담당 업무를 맡고있는 탁현민 지방행정주사보를 만나 “본인이 피해자인데 다른 이재민을 돌보고 계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30여분간의 시찰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려 하자 마을 주민들은 문 대통령을 붙잡으며 재차 빠른 피해 복구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울먹거리며 “집이 다 탔다. 대통령이 도와달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대한 지원해서, 최대한 빨리 지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