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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에 이어 토요타자동차그룹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공개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순위가 매겨졌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723만여 대를 판매하면서 3위 입지를 굳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경기 둔화 등에도 현대차가 414만1791대, 기아가 308만9457대를 팔면서 완성차 연간 판매는 전년 대비 0.9% 감소에 그쳤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경쟁사인 토요타, 폭스바겐은 판매 감소 폭이 3%대, 2%대로 컸다. 토요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1082만1480대를 팔았다. 자회사인 다이하쓰 모터스, 히노 모터스 실적까지 더한 수치로 2023년 1123만대에 비해 판매 실적이 3.7%나 줄었다. 자회사 판매를 제외하면 연간 1016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그룹과 판매 대수 격차는 약 360만대로, 2023년 약 390만대에 비해 소폭이지만 격차를 줄였다.
토요타가 글로벌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전년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북미(4.3%), 유럽(3.6%)에서는 판매량을 늘렸지만, 중국(-6.9%)과 일본 내수 시장(-13.8%)에서의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2위인 폭스바겐그룹의 뒤를 더 바짝 따라 붙었다. 이달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총 903만대의 완성차를 판매해 전년 대비 2.3% 줄어든 결과를 내놨다. 북미(6%)와 남미(15%) 시장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유럽(0.1%)과 중국(10%)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와의 판매량 격차는 2023년 194만대에서 180만대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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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더 많이 빼앗아 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기 둔화부터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 등 대미 무역 리스크, 전기차 수요 감소까지 크고 작은 위기 요인이 경쟁사들 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토요타그룹의 자리까지 넘보기 위해서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 중국에서 격차를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의 안착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토요타그룹과 가장 판매대수 차이가 컸던 지역은 북미와 중국이다. 두 기업의 지난해 연간 차량 판매 대수는 북미에선 100만대, 중국에선 150만대 수준이다.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대차는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력을 끌어올려 연간 50만대까지 생산하는 등 현지 대응력을 높인다. 중국 시장은 합작 형식 등으로 투자를 이어가며 대응한다.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는 양사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에 총 10억9600만달러(약 1조5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선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를 끝내고 크레타EV, 시로스 등을 앞세워 점유율 선점에 나선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올해 연간 전망을 통해 “미국 자동차 수요는 연간 1700만대 내외로 정해져 있고, 경쟁은 늘 치열했지만 현대차그룹에겐 기회”라면서 “올해는 포드를 제치고 미국 내에서 점유율 TOP3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