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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부의 안이 발표되자, 개별 학교에 설치될 민원팀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었다. 민원팀이 학교의 민원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아울러 교원지위법에 따르면 교권침해 신고 대상은 ‘교육활동 중인 교원(교사)’에 한정되고, 민원팀에 포함될 행정실장, 교육공무직 등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대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이들을 보호할 장치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는 민원팀 운영을 개별 시도교육청의 자율적인 운영에 맡겨두겠다고 했다. 이에 교육청들은 민원팀을 당장 신설하기보다는 보류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개별 학교에 민원팀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학교장 책임하에 민원대응을 일원화하고, 교육지원청·교육청에 통합민원팀은 신설했다. 학교로 접수되는 악성 민원 중 법률 자문이 필요한 경우에는 통합민원팀과 협약을 맺은 변호사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민원대응팀 설치는) 크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행정실장은 교육 민원과 크게 관련이 없고 교육공무직도 전화 받는다고 힘만 뺄 뿐 실질적으로 민원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변호사 51명을 통합민원팀과 연계해 언제든지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학교 민원팀 설치는 보류하고 구성을 더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개별 학교의 특이 민원은 교감·교장 등 관리자 중심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개별학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민원을 지원하도록 교육지원청에 통합민원팀을 신설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행정직원들을 중심으로 학부모·학생 관련 민원을 대응할 권한·전문성이 없는데 팀에 포함되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구성안에 오해를 줄 소지가 있어 신설은 잠정 보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민원팀 도입 대신 민원 사전예약제, 민원인 대기실 설치 등 민원창구를 일원화할 다른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개별 학교 민원팀의 구성에 대한 우려점이 있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 민원대응팀이 모든 것을 처리해야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어 어느 지역이든 구성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 개인에게만 민원을 맡겨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사전예약제, 민원대기실 등의 대안을 통해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별로 편차는 있는 것 같다”며 “연말까지는 시도교육청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한 후 현황을 파악해서 민원응대 신고 표준모델과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