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또 경고한 중국 “대만 문제, 선 넘지 말라”

이명철 기자I 2024.01.11 14:30:10

중국 관영매체 “대만 문제엔 타협·양보 없어”
대미관계 개선 호평하지만 핵심 이익 수호 의지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간섭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13일 대만 총통 선거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불리는 가운데 중국은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1일 ‘중국과 미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교류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 의사소통에서 협력 강화에 대한 희망과 평화 공존에 대한 선의를 표명했지만 대만 문제에 대해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여만에 다시 만나 정상회담을 한 이후 양국간 소통은 확대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2024년 새해 첫날 축전을 교환했으며 지난 8~9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국방정책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양국 군 고위급 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정상회담 협의의 후속 조치다.

이달 9일 류첸차오 중국 공산당 중앙위 대외부장은 외교위원회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했으며 북경대 탁구팀과 버지니아대 탁구팀은 각각 미국과 중국을 방문해 예전 ‘핑퐁 외교’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양국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는 시기에 동시 다발적 교류는 주목할 만하고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바”라며 “양국 관계가 안정되면 세계 정세가 혼란스럽지 않고 불안정하다면 세계가 우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관계가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불거졌던 정찰 풍선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중국의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환구시보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많은 실제 조치는 양국 정상의 합의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고 일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진행돼 양국 관계에 소용돌이가 발생했다”며 “올해 중·미 관계는 이러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국방정책 회담에서 미국에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 특히 중국의 대만 문제에 대해 반드시 신중을 기하고 금지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중·미 관계를 올바르게 다루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이러한 토대 없이는 의미 있는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美中 대리전 대만 선거

- 중국의 역습?…'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대만과 단교…中과 국교 수립" - "친미 총통 당선된 대만, 中 의존도 낮출 것…韓 이익 가능성" - '친서방' 대만 총통당선인 "미국이 대만 계속 지원해주길"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