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도 대형 SUV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 간다. 현재 국내 대형 SUV 시장은 국산차의 경우 기아 모하비, 쌍용 G4렉스턴, 수입차 포드 익스플로러의 3파전이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330대로 월 평균 500대 이상 꾸준히 팔린다. 대형 SUV의 인기 파워트레인인 디젤 없이 가솔린 단일 엔진 사양인데도 호조다. 국산차로는 쌍용차 G4 렉스턴이 올해 월 평균 1300대가 팔리면서 기아 모하비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에는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은 더 커지고 각축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달 말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한다. 몇 달 전부터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아슬란이 단종된 이후 그랜저가 지켜온 플래그쉽 자리를 꿰 찰 예정이다. 팰리세이드가 눈길을 끄는 또다른 부분은 경쟁 수입차의 저격수 역할을 처음으로 해낼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발표할 때마다 특정 수입차를 지목하면서 '수입차 저격수' 모델을 강조해왔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G70을 비롯, 벨로스터, i30, 기아 쏘울, K9 등이 대표적이다. 팰리세이드가 수입 SUV 1위인 포드 익스플로러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 관심이 가는 포인트다.
사실상 북미 주력인지라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이 대세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경우 내수 주력은 디젤, 북미용은 가솔린으로 양분했다. 요즘 미세먼지 등 친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점점 디젤엔진이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수입 SUV를 중심으로 가솔린엔진의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1.수입차 부동의 1위 포드 익스플로러
가격은 3.5 리미티드 5,460만원, 2.3 리미티드 5,710만원으로 풀옵션 사양이다. 현재 할인 프로모션을 더해 50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가 판매되는 12월에는 더 공격적인 할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 닛산 패스파인더
철저히 미국 시장을 지향해 만든 차종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적용하고 VQ엔진을 탑재하는 등 곳곳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노후한 인테리어 등으로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6대에 불과하다. 길에 안 보이는 이유가 있다. 출시 4년차인데 패스파인더라는 차량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태반이다. 지난해 9월 상품성을 개선한 마이너체인지 모델이 나왔지만 판매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7인승으로 크기는 전장 5,045mm, 전폭 1,965mm, 전고 1,795mm이며 특히 휠베이스가 2,900mm로 혼다 파일럿과 포드 익스플로러 보다 더 길다. 상대적으로 3열 거주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63마력, 33.2kg.m 토크를 발휘하는 3.5L V6 VQ엔진과 Xtronic CVT미션이 맞물려 부드러운 승차감과 주행질감을 선보인다. 전륜구동 기반의 전자식 AWD시스템이 탑재된다.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모델이다. 가격은 5340만원으로 비공식 프로모션을 포함해 4000만원 중후반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3. 혼다 파일럿
4. 쉐보레 트래버스
트래버스의 3열 시트는 '무늬만 시트'라는 오명을 가진 국산 대형 SUV 3열 시트와 달리 덩치가 큰 성인이 탑승해도 큰 불편이 없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적어도 3열의 경쟁력은 국산 수입을 합쳐 트래버스를 뛰어넘는 차량은 없을 듯 하다. 3열 레그룸을 비교해보면 모하비 보다 21mm 넓다. 카니발(7인승 기준) 보다는 29mm 정도 작다.
흥행의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다. 현재 트래버스의 미국 판매가격은 3만1125~5만4195달러(약 3490~6074만원)다. 임팔라의 선례를 보면 국내 출시 가격은 경쟁차량인 익스플로러나 팰리세이드의 가격과 비슷한 선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책정으로 크루즈와 이쿼녹스의 흥행 참패를 맛본 한국지엠이 트래버스를 국내 시장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을지 소비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래버스의 가장 큰 경쟁자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풀옵션 사양을 5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트래버스가 이보다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거나 경쟁모델을 뛰어넘는 매력요소가 없으면 이쿼녹스나 크루즈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현재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이후 철수설이 나돌 정도로 불안한 상태다. 국내 소비자의 불신이 점점 심해져 판매량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트래버스의 흥행 여부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착한 가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