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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과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지점 중 하나다. 이 지점을 활용하면 연료를 절약할 수 있어 인공위성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경로로 사용된다. 라그랑주 지점은 총 5개가 있으며, 그 중 L1(미국, 유럽, 중국, 인도)과 L2(미국, 유럽, 독일, 러시아)는 이미 우주 강국들에 의해 탐사되었다.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도 지구에서 달로 직접 가지 않고 라그랑주 지점(L1)을 경유해 달에 도착했으며, 이에 따라 L1 지점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반면, L4 지점은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우주항공청이 L4 지점 탐사를 제시한 이유는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존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의 전문성과 배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존리 본부장은 과거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헬리오피직스(태양물리학) 프로그램장을 맡았으며, 천문우주 분야에서 여러 활동을 해왔다.
우주청은 존리 본부장을 중심으로 태양권 L4 지역에 우주 관측소를 구축해 태양풍을 효율적으로 관측하고 예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는 전 세계가 태양 폭풍으로 인한 위성 통신 장애나 항공기 운항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인 유인 우주 탐사와 우주 비행사의 방사선 피폭 예방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주항공청은 이를 위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국과 기술 협력을 위한 역할 분담 방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L4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우주항공청의 설립 이유 중 하나가 우주경제 활성화인데, L4 지점 탐사가 우주경제와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들이 여러 이유로 L4 탐사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한국이 제한된 예산과 자원으로 이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아쉽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지난 5일 간담회에서 이러한 시각에 대해 “달도 과거에는 경제성이 없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지구에서 얻기 어려운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경제성과의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탐사를 통해 얻은 기술이 예측하지 못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