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제재 대상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한 소식통은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에 대응해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서도 같은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양측 제재 대상의 직계 가족들도 미 입국이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주 텔아비브를 방문했을 때 “팔레스타인을 공격한 유대인 정착민들을 처벌하기 위해 자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이외 지역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있었던 지난 10월 7일 이후 서안지구에서 최소 8명이 이스라엘 정착민에 의해 살해당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폭력 공격을 가한 극단주의 정착민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제한 조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필수 서비스 및 기본 생필품에 대한 접근을 부당하게 제한한 이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장례 행렬이나 농업 생활 등 일상 생활까지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무고한 민간인 희생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권고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강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종료된 이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둘러싸고도 양국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