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rm과 3나노 협력 강화…"파운드리 봄 앞당긴다"(종합)

최영지 기자I 2024.02.21 16:12:15

Arm과 AI 칩렛 솔루션 등 협업 확대
삼성 GAA 공정에 SoC 설계 자산 최적화
"팹리스 고객에 개발 시간·비용 절감 효과"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인 Arm과 협력을 강화한다. Arm이 주력하는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IP를 삼성전자 첨단 공정에 최적화함으로써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인공지능(AI)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AI 칩렛 솔루션 등 차세대 제품 협업을 강화해 대만 TSMC와 미국 인텔과의 경쟁 속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019년 만난 모습. (사진=뉴스1)
◇Arm과 파운드리 협력 지속…GAA 공정 경쟁력↑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사업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te-All-Around·GAA) 기반 최첨단 공정에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IP을 최적화해 양사 협력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앞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가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SoC 제품 개발 과정에서 GAA 공정 기반으로 설계된 Arm의 차세대 코어텍스-X 중앙처리장치(CPU) IP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최첨단 IP 개발에 필요한 파운드리 공정 정보를 Arm과 같은 IP 파트너에 전달하면, IP 파트너들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된 IP를 개발해 국내외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협력을 지속해왔다.

팹리스 입장에선 최첨단 공정인 GAA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대만 TSMC와 최선단 파운드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를 3나노 공정에 도입했다. 현재 GAA 기반 3나노 1세대를 양산 중이며, 2세대 공정을 개발 중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2018년 7월 Arm과 7나노, 5나노 핀펫 공정 기술로 협력 확대를 발표하는 등 Arm과 10년 넘게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IP 분야의 상당 부분을 Arm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10월 방한한 Arm의 최대주주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두 사람의 우호적인 관계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협력에 대해 계종욱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 부사장은 “Arm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양사 고객들에게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지원하게 됐다”며 “삼성전자와 Arm은 다년간 쌓아온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고, 이번 설계 기술 최적화를 통해 팹리스 고객들에게 최선단 GAA 공정 기반 초고성능, 초저전력 코어텍스-CPU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나노 파운드리 시장 점차 확대…팹리스 고객 늘려 실적 개선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빅테크들의 생성형 AI를 비롯한 AI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부진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고객 재고 조정과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GAA 공정에 맞는 IP를 준비한 것으로 파운드리 시장 내 선제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능가하는 CPU를 양산하기 위해선 고성능·저전력이 필수인 만큼 삼성전자와 Arm의 협업에 더 많은 팹리스들이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파운드리 사업 성장을 위해 IP 파트너들과의 생태계 확대를 강조해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도 “좋은 호텔을 만들려면 고객이 와서 편하게 지낼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팹리스 확보를 위한 IP 포트폴리오 강화를 언급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Arm을 비롯해 국내외 IP파트너들과의 파운드리 생태계 확대를 통해 파운드리 고객 수를 점차 늘리고 있다. 오는 2028년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은 24%로 예상되며 이는 2023년(12%)에서 2배 이상 늘어나는 수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보유하고 있는 IP업체 및 팹리스가 적다는 것은 여전히 한계”라며 “선단 공정으로 갈수록 중요해지는 DTCO(설계기술 최적화) 노하우를 쌓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13.8% 이상 성장 중이다. 오는 2026년 시장 규모는 1538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 중에서도 5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나노 이하 공정 매출은 전체의 24.8%를 차지했으며 2026년 41.2%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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