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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가격이 불같이 치솟아 대형마트에서도 1kg 상품 기준으로 2만원이 넘는 게 대수이고 상품(上品)은 3만원을 웃돈다. 현대백화점의 고급 딸기 상품은 한팩(약 900g)에 4만8000원이다.
값이 오르면 딸기를 대량으로 취급하는 편의점도 고심이다. 매해 겨울딸기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해온 터에 대응하지 못하면 사업은 단발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구매력과 사전매입을 활용해 대응력을 키우는 게 뼈대다. 농가 단위가 아니라 산지 지역 단위로 대단위 구매 계약을 맺어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정해진 가격과 시점에 사들여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매입 가격이 평년보다 비싸고 싼지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을 고정하는 게 포인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가격 급등보다 가격 변동성이 더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생딸기를 사용한 디저트를 판매하는 편의점 CU를 예로 들면 지난해 11월 미리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시점에 딸기를 선매입한 것은 시기만 두고 보면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12월1일 기준 딸기 도매가격이 전달보다 22.3% 내리고 전년 대비 9% 오른 수준으로 11월보다는 비싸졌기 대문이다.
이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중에 다소 합리적인 가격에 딸기 제품을 출시할 여력을 마련했다. 실제로 이번 달 CU의 딸기 오믈렛이 냉장 디저트 제품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은 딸기 값이 지친 소비자들을 유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겨울딸기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급등하자 CU에서 겨울딸기는 맛보려는 발걸음이 늘어나는 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딸기를 대량 선매입하는 바람에 도소매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이로써 시장에 풀릴 딸기 공급이 부족해 수요 맞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다만 딸기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복합적이라서 원인으로 꼽기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작황이 좋으면 딸기값이 하향 안정화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러면 선매입한 것이 손해일 수도 있다. 아울러 마냥 딸기를 `미리` 그리고 `대량` 매입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생딸기 케이크를 주력으로 하는 베이커리 회사의 관계자는 “딸기는 수급과 가급이 예민하게 움직이는 터에 주재료로 써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양날의 검과 같다”며 “앞으로 지금보다 값이 오르면 출시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