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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경상흑자 2800억달러…반도체 질주에 연간 4500억달러 ‘순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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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10.08 1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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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흑자 461억달러·상품수지도 ‘역대 2위’
반도체 가격 100% ↑·물량도 10% 가까이 증가
“9월 경상수지 8월보다 좋을 것…연간 4500억달러 가능”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역대 2위’…해외채권 사상 최대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반도체 수출이 가격과 물량의 동반 상승에 힘입어 질주하면서 지난 8월 경상수지 흑자가 46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흑자는 2800억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가 8월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4500억달러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가격·물량 동반 상승…상품수지 ‘역대 2위’

8일 한은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61억 1000만달러 흑자로 전월(420억 8000만달러)보다 40억 3000만달러 확대됐다. 역대 최대인 지난 6월(497억 3000만달러)에 이어 월간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3개월 연속 400억달러대 흑자를 이어갔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7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96억 70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8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지난해 98억 5000만달러에서 올해 461억 1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대폭 상향한 바 있다.

대규모 경상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다. 8월 상품수지는 468억 1000만달러 흑자로 전월(404억 3000만달러)보다 63억 8000만달러 확대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6월(478억 9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상품수출은 1048억달러로 전월(1004억 5000만달러)보다 늘면서 3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82.1% 급증했다. 반면 상품수입은 전월 600억 2000만달러에서 579억 9000만달러로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 확대에 힘을 보탰다.

수출 증가세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8월 IT 품목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2.6%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06.1% 급증해 7월(176.3%)보다 증가율이 더 높아졌다. 컴퓨터 주변기기(SSD)도 366.8% 늘었다.

반도체는 가격과 물량이 동시에 뛰고 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반도체 가격 수준이 1년 전보다 100% 이상 오른 상황이고 물량도 8월에는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 부장은 “1~9월 통관수출을 보면 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80% 증가한 반면 나머지 품목도 약 18% 증가했다”며 “최근 수출을 반도체가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반도체 부문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제 8월 비IT 품목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다. 석유제품(64.9%), 화공품(14.1%), 철강제품(13.4%) 등이 증가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30.1%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해 7월이었던 휴가가 올해 8월로 이동하면서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한 부분적인 파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16억 8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9억 7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해외 자산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 및 이자 소득 등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19억 2000만달러 흑자로 전월(43억 5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됐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9월은 8월 이상”…연간 4500억달러 달성 가능

한은은 9월에도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9월 경상수지가 8월의 461억 1000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유 부장은 “9월 무역수지가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는 연말로 갈수록 수출 집중 효과도 있다”며 “현재 전망한 수준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간 전망치인 4500억달러를 달성하려면 남은 9~12월 4개월 동안 1708억달러의 흑자가 더 필요하다. 월평균으로는 427억달러 안팎이다. 유 부장은 “9~12월 중 월평균 약 426억달러 수준이면 연간 전망을 달성할 수 있는데 그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9월 통관수출이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나온 만큼 9월 경상수지도 8월 이상으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4분기 대규모 배당 지급과 국제유가 변동성은 변수로 꼽힌다. 유 부장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등에 따라 대규모 배당이 예정돼 있는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배당이 본원소득수지 지급으로 처리될 수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중동 분쟁 지속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도 하방 요인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정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투자가 두드러졌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8월 166억달러 증가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투자가 101억 5000만달러 늘었고 해외 채권투자는 64억 4000만달러 증가했다. 해외 채권투자 증가 폭은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5월(63억 1000만달러)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해외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전월 81억 7000만달러 증가에서 8월 48억 5000만달러 감소로 돌아섰다. 주식투자는 7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따른 일시적 증가 효과가 사라지면서 4억 7000만달러 감소했다. 채권투자도 차익거래 유인 악화 등의 영향으로 43억 8000만달러 줄었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에 대해 “상반기에는 양호했지만 최근 줄어들고 있다”며 “차익거래 유인의 마이너스 폭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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