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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탕후루 열풍에 힘입어 ‘제로 탕후루’가 인기라고 하는데요.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첨가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주로 자일로스·이소말트 등 당알코올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설탕 탕후루에 비해 열량과 당이 얼마나 낮은지, 대체 감미료가 건강에는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A: 중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탕후루의 국내 열풍이 심상찮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탕후루 제조 프랜차이즈 업체로 꼽히는 달콤나라앨리스가 운영하는 브랜드 ‘달콤왕가탕후루’의 전국 가맹점 수는 지난해말 43개에서 지난달 420여개로 10배 가까운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죠.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올 들어 탕후루 관련 상표권 출원만 무려 193건에 달하니 그야말로 열풍입니다.
그런데 설탕 과소비에 대한 죄책감, 또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일까요? 국내 탕후루 시장에 최근 기묘한 현상이 감지됩니다. 달콤한 과일에 더 달콤한 설탕·물엿 등을 입혀 만든 ‘달콤함의 끝판왕’ 탕후루에 ‘제로슈거’ 트렌드를 접목하려는 움직임이죠.
이미 탕후루 열풍에 따른 청소년의 설탕 과소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중대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국정감사에서 앞선 달콤나라앨리스의 정철훈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탕후루의 당류 함량과 열량, 그리고 이른바 ‘제로탕후루’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추산해봤는데요. 현재 소비자들이 탕후루의 당류 함량과 열량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 자료는 없지만 달콤나라앨리스가 최근 언론에 공개한 주요 탕후루 제품의 당류 함량을 통해 어느 정도 추산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딸기 탕후루’로 딸기 4알에 설탕 9.9g이 들어갑니다. 총 당류 함량은 13g, 열량은 60㎉ 안팎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딸기 탕후루는 설탕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제품으로 ‘블랙사파이어포도 탕후루’의 경우 24.7g의 설탕이 들어갑니다. 뒤이어 △애플포도 22.3g △파인애플 21.5g △샤인머스켓 21.1g △스테비아토망고 20.9g △거봉 15.6g △귤 14g △블루베리 13.5g 등 상당량의 설탕을 사용하고 있어 각 과일 내 당류 함량까지 고려하면 열량은 100㎉는 훌쩍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2000㎉의 식음료을 섭취한다고 했을 때 하루 50g 미만의 당 섭취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탕후루 한 꼬치에 포함된 당 함유량이 절반 수준에 이르는 셈입니다.
반면 아이스크림의 경우 개당 15~30g, 콜라 한 캔(200㎖ 기준)당 27g의 당류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탕후루만 문제 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정 대표가 “과도하게 먹는 것이 문제일 뿐, 탕후루 자체의 문제점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고 항변하는 이유죠.
제로탕후루는 어떨까요. 제로탕후루는 설탕 대신 자일로스(자일리톨의 원료)·이소말트·말티톨 등 당알코올을 대체 감미료로 사용합니다. 다양한 대체 감미료들이 존재하지만 설탕과 가장 유사한 물성을 가진 당알코올이 과일을 얇게 코팅하기에 적합해서죠.
이들 당알코올은 당류 함량이 ‘0g’이기 때문에 제로탕후루는 일반 탕후루보다 당류 함량이 적게는 9.9g에서 많게는 24.7g까지 줄어드는 셈이죠. 과일 내 함유된 당을 고려하면 완전한 제로슈거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열량의 경우 이들 모두 1g당 2.4㎉로 설탕(4㎉)보다 절반이라 일반 탕후루 대비 5~12㎉ 수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로부터 발암물질 2B군으로 지정된 대체 감미료 아스파탐 외 당알코올 등 다른 대체 감미료의 유해성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당알코올은 인슐린 수치에 영향이 없고 충치도 유발하지 않아 안정성이 높은 대체 감미료로 유명합니다. 다만 장에서 일체 흡수가 되지 않아 지나친 양을 섭취할 경우 복부 팽만감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