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충청 탈환' 국민의힘…민주당, 불안감 확산

박진환 기자I 2022.06.07 15:23:08

대전·세종·충남·충북 시도지사 및 기초단체장 대부분 석권
대전·충남 국회 18석 중 민주 12석…2024년 지각변동 예고
충청 유권자들 “민주당 회초리…당·정치 쇄신 못하면 심판”

[대전·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등 자신들의 지역적 정치기반이 흔들린 상황에서 당장 2년 뒤인 2024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 모두를 석권했다. 이 중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충북지사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탈환했고 세종은 2010년 특별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후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처음 탄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지도부가 지난 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단체장 후보 사진 밑에 스티커를 붙인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전·충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우선 대전의 경우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허태정 시장을 비롯해 5개 구청장과 시의회 지역구 19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2년 전인 2020년 총선에서도 7개 국회 의석을 모두 독식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이장우 시장 당선인을 필두로 유성구를 제외한 4개 구청장과 시의회 지역구 16석을 모두 차지했다. 지방선거 직전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고 복당한 박병석 의원(서구갑)과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한 박범계 의원(서구을)이 버티고 있는 서구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당내 대전시장 경선에서 패한 장종태 전 서구청장을 다시 구청장 후보로 내세우는 무리수를 뒀고, 시장과 구청장, 시의회 6석 모두를 국민의힘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초선인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박영순(대덕구) 의원 지역구에서도 구청장과 시의원 후보들의 완패를 막지 못했다. 다만 이상민(유성을) 의원과 조승래(유성갑) 의원의 지역구인 유성구에서만 구청장과 시의원 3석을 건지는데 그쳤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총사퇴 입장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충남은 4년 전 민주당이 광역단체장과 15개 시·군 중 11곳에서 승리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국민의힘은 3선의 김태흠 의원을 투입해 도지사는 물론 12명의 기초단체장 당선인을 배출했다. 민주당의 김종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논산과 계룡, 금산 등 3곳 모두에서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가 낙선하는 결과를 지켜봤다. 천안을 지역구로 둔 문진석·이정문·박완주 의원도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강훈식 의원(아산을)과 어기구 의원(당진) 등도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현재 대전과 충남 지역구 국회의석 수는 모두 18개로 대전 7석, 충남 11석이며 정당별로는 민주당 12석, 국민의힘 5석, 무소속 1석 등이다. 그러나 2년 뒤인 2024년 총선에서 정당별 의석 수는 분명히 변화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중론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견제론’ 말고는 주장한 것이 없는 선거였다”면서 “지선 패배 후에도 민주당이 방향타를 잃고 계속 표류한다면 2024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면 윤석열 정부와 충청권 단체장들이 앞으로 2년간 지역 유권자들에게 기존과 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힘 역시 위태로울 수 있다”며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이 여의도 정치가 아닌 지역 밀착형 정치로 가야 하고 지역 유권자와 소통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2년 뒤 금배지를 달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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