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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고, 美 사상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법 판사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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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 기자I 2021.12.14 16:39:50

워싱턴서 출생한 한국계 2세…하버드 로스쿨 졸업
2016년 오바마 지명 당시 다수당 공화당 반대
민주당 “아메리칸 드림, 美 다양성 증거” 환영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계 여성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탄생했다. 외신들은 이번 임명이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임과 동시에 미국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라고 평가했다.

루시 고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사진=AFP)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은 이날 미국 상원이 한국계 미국인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를 제9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인준했다고 보도했다. 연방항소법원이란 2심을 담당하는 우리나라의 고등법원에 해당하며, 미국 전역에 총 13곳이 존재한다.

다만, 이번 인준안 투표는 찬성 50대 반대 45로 박빙을 이뤘다. 고 판사는 앞서 지난 2016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제9차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지만, 당시 상원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던 공화당의 반대로 지명이 무산된 바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에 앞서 고 판사의 인준 의사를 적극 밝혔다. 그는 “이민자의 딸이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아메리칸 드림이 실존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법사위 청문회에서 고 판사를 도왔던 알렉스 패딜라 상원의원 또한 “미국은 (이민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목소리와 경험으로 인도될 때 훨씬 공정하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1968년생인 고 판사는 워싱턴DC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에서 근무하며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으로 한국계로선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선임돼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그녀는 마리아노 플로렌티노 쿠엘라 전 캘리포니아 대법관과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뒀다.

특허·영업비밀·상법 전문가인 고 판사는 2011년부터 삼성과 애플간 특허 침해 1심 소송 등 굵직한 사건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인구조사를 조기에 마감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고, 캘리포니아주의 가정 내 종교 모임 제한 명령을 인정하는 등 공화당의 정책 기조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한국계로 가장 먼저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오른 인물은 허버트 최(한국명 최영조)다. 그는 1916년 하와이에서 한국계 사탕수수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파인애플 공장에서 일하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올라 2004년 사망할 때까지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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