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은행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시중은행들의 파업 동참률이 낮아 실제 참여율은 저조하고 영업점도 차질없이 가동될 것이란 관측이다. 노조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인 농협과 우리은행이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한 상황이다.
|
금융노조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금융공공성 사수를 위한 금융노조 9.1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노조는 조합원 93.4%의 찬성으로 법적 쟁의권을 얻고 16일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파업 안건은 임금 6.1% 인상을 비롯해 △영업점 폐쇄 중단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주 36시간 근무(4.5일제) 도입 △산업은행 부산이전 정책 저지 등이다.
이 가운데 노조는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선 한 발 물러섰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는 교섭을 통한 평화적 타결을 위해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대표단 교섭 재개를 요구했지만 사용자 측은 대표단 교섭 대신 1대1 대표 교섭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섭이 이뤄진다면 기존에 요구한 임금인상률 6.1%를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5.2%로, 정규직 임금 대비 80% 미만인 저임금직군의 경우 10.4%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삭감없는 주 4.5일제 한정된 직원에 한해 향후 1년간 시범실시로 수정 제안키로 했다.
다만 노조는 본점소재지가 서울로 명시돼 있는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는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점포폐쇄 저지 안건에 대해선 강경론을 펼쳤다.
노조가 예정대로 총파업에 나서면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노조 조합원들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 집회를 연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영업점 차질 없을 듯 “사실상 동력 잃어”
현재 금융노조 조합원은 10만명 규모로, 이번 파업이 현실화하면 은행 영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파업 전날인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시작돼 혼잡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은 “점포 영업이 아예 중단되는 사례는 적겠지만 안심전환대출 상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양해를 구한다”며 “전세나 매매 잔금 등 꼭 필요한 업무는 담당 직원과 상의해 날짜를 조정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업 여론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노조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인 농협과 우리은행이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해 총파업 동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전해진 바로는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소수 간부만 참가한다.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도 총파업에 노조 간부 80~100명 정도만 참석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시중은행 참가 인원은 1만800여명으로, 전체 15% 수준에 그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이번 파업 참가율이 6년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파업인원을 알아보는 자체가 부당노동행위 해당해 정확한 파업 인원을 알 수 없지만 분위기상 2016년 파업보다는 인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심전환대출 상담이 폭증하는 등 만일에 대비해 본부에서도 일부 파견을 나간 상태다. 영업점에서는 차질없이 영업이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노조에서 영업점별로 1명 정도 배치돼 있는 분회장들에게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100% 참여하는 경우는 없어 보인다”면서 “분회장이 대부분 저연차로 구성돼 있어 MZ세대들에게는 이번 파업에 큰 공감대로 얻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