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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CXO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법인을 둔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2020년말 기준) 계열사는 12곳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 일렉트로닉스 우크라이나 컴퍼니,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은 ‘제일 우크라니아’ 광고회사를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철도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로템 에스알에스 우크라이나’를 해외 현지법인으로 갖고 있다.
LG그룹은 ‘LG 일렉트로닉스 우크라니아’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광고 지주회사격인 지투알도 우크라이나에 ‘지투알 우크라이나’를 세워 광고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LX그룹에 편입된 물류업체 판토스도 ‘판토스 로직스 우크라이나’ 법인을 세워 LG물류 운송을 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무역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하역서비스업을 전문으로 하는 ‘유즈나야 스티브더링 컴퍼니’, 곡물터미널 사업을 하는 ‘미콜라이브 밀링 웍스’ 등 법인을 갖고 있다. 이외 GS그룹에서는 ‘GS E&C Ukraine’와 ‘CHERVONA GORA EKO’ 2개사를 두고 건설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타이어도 타이어 판매를 하는 ‘한국 타이어 우크라이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지난달말부터 전쟁 우려가 커지자 이들 기업들은 현지 주재원과 직원들을 주변 국가나 국내로 이동 시켰다. 러시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복귀 계획 없이 재택 근무 등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언을 했지만, 이들 기업들은 아직 전쟁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위급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은 여전히 높다”고 밝히는 등 ‘푸틴의 진짜 속내’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정부와 코트라, 협력사 등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달받고 있다”면서 “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한 터라 직원 복귀 계획은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전쟁이 일어난다는 시나리오까지 포함해서 컨티전시 플랜을 짜놨다”면서 “전쟁 가능성이 ‘제로’가 되지 않은 터라 시나리오를 재점검하면서 리스크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 변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선 다변화 방안을 마련하고 상당수 재고를 축적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희귀가스 네온(Ne)의 90% 이상을 우크라이나에서, 팔라듐의 35%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네온은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원재료로, 공기 중에 0.00182% 밖에 포함돼 있지 않은 희귀가스다. 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충분한 양을 비축해 놨고, 우크라이나를 대처해 다른 지역에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거래선 다변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게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이날 산업통사자원부 주최로 열린 ‘반도체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 나름대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재고를) 많이 확보해 놓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