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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가족 데이터 공유'로 통신비 인하..요금15% 절감에 결합할인까지

김현아 기자I 2018.07.18 13:56:43

4인 가족 공유시 요금 15%절감..가족결합할인(최대30%)도 중복가능
보편요금제보다 혜택 큰 1.2GB 요금제도 출시
1위 사업자의 승부수..알뜰폰, 케이블TV는 걱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이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해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요금제 ‘T플랜’을 내놨다.

최저요금제(월 3만3000원, 25% 요금할인시 2만4750원)데이터 제공량을 4배(300MB→ 1.2GB) 늘리는 등 모든 구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했고 이동전화·집전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족간 데이터 공유기능이다.

가족 중 한 명만 데이터 150GB를 주는 패밀리(월 7만9000원, 25% 요금할인시 5만9250원)에 가입하면 나머지 가족들은 20GB의 데이터를 나눠쓸 수 있다. 예전에도 ‘데이터선물하기’가 있지만 매번 앱에서 인증해야 해 불편했고 횟수도 월 2회, 한 번에 1GB밖에 줄 수 없었다.

하지만 패밀리에 가입하면 △총 20GB에서 실시간으로 가족간 데이터 나누거나 △미리 계획을 짜서 가족간에 데이터를 나눌 수 있다.

자녀들은 저렴한 청소년 요금제를 써도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고, 온가족 할인(최대 30%)과 중복할인도 받을 수 있다.

◇4인 가족 공유시 요금 15% 절감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 각각 밴드데이터 ▲퍼펙트(6만5890원) ▲3.5G(5만1700원) ▲6.5G(5만6100원) ▲주말엔팅세이브(3만1000원)를이용하다가, T플랜 ▲패밀리(7만9000원) ▲스몰(3만3000원) ▲스몰(3만3000원) ▲주말엔팅세이브(3만1000원)로 변경했다.

이 가족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81.8GB에서 153.2GB로 약 2배 늘어났다. 어머니와 아들은 모두 5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낮췄지만, 오히려 아버지의 기본 제공 데이터에서 매월 20GB를 공유 받아 기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가계통신비는 기존 20만4690원에서 17만 6000원으로 약 15%(2만8690원) 줄어든다. 선택약정할인(25%)을 받으면 13만2000원으로 더 낮아진다. 최대 30% 할인받을 수 있는 가족결합할인도 받을 수 있어 실제 요금 절감효과는 더 크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주52시간제로 가족중심 라이프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빠는 데이터가 남고 딸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T플랜패밀리는 가족의 데이터는 늘리고 요금은 낮춰 가계통신비 인하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편요금제보다 혜택 큰 요금제도 출시

‘T플랜’ 스몰(월 3만3000원, 25%요금할인시 월 2만4750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데이터 1GB, 음성전화 200분)나 KT의 ‘LTE베이직’(데이터 1GB, 음성전화 무제한)보다 혜택이 많다. 데이터 제공량이 1.2GB이고, 음성전화는 무제한이며,심야시간 데이터 사용료 할인(0~7시 데이터 사용량의 25%만 과금)까지 있기 때문이다.

양 그룹장은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300MB를 드렸는데 동영상 4편, 음악 2곡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멀티미디어를 이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그래서 데이터 제공량을 4배 늘렸다. 야간에서 일하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대리기사 분들을 위한 심야시간 데이터할인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심야시간에는 데이터 100MB를 써도 25MB만 소진되는 구조다.

◇1위 사업자의 승부수…알뜰폰, 케이블TV는 걱정

SK텔레콤이 내놓은 ‘T플랜’은 국민들에게는 데이터 요금 인하 효과가 크지만, 가족들이 SK텔레콤으로 묶일수록 혜택이 커지기 때문에 후발 업체들은 걱정하고 있다.

위의 가족 사례에서 보면 130GB(150GB-데이터 공유 20GB)를 쓰는 아버지외에도 다른 3명의 가족도 최저 요금 수준(25% 요금할인시 월 2만 원대)으로 한 달에 데이터를 각각 7.7GB 정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LTE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7~8GB정도다. SK텔레콤은 T플랜이 주력 요금제가 돼 가입자가 1~2년 사이에 1000만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KT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요금인하에 나서면서 알뜰폰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도 “모바일 가족결합이 커지면 유료방송 상품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케이블TV업계는 SK텔레콤에 이어 KT와도 이날 자사 케이블TV와 KT이동전화를 쓰면 결합혜택을 주는 제휴를 맺었지만 효과는 논란이다.

정부의 이통3사 요금인하 압박이 후발업체들에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지만 정부는 정부가 요금제를 정하는 ‘보편요금제’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전성배 통신정책국장은 “KT와 SK텔레콤의 요금제 개편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보편요금제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자동으로 이런 개편으로 갔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그룹장은 “T플랜은 보편요금제와 관계없이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봐도 중장기적으로는 고객 인식을 바꾸자는 취지에서 준비한 것”이라면서 “보편요금제는 재무적 영향보다는 시장경제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게 가장 고려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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