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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생성형 AI 필요성이 커진 이유는 챗GPT 등 ‘퍼블릭 AI’가 지닌 신뢰성 문제 때문이다. 환각·거짓(할루시네이션), 데이터 유출 위험성 등에서 벗어나 기업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AI’ 도입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SK, 애플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들은 내부 기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사내 ‘챗GPT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최근 SAP,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IBM, 워크데이 등 글로벌 B2B 기업들이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데이터 선별과 거버넌스 관리 등을 특화 솔루션과 통합 플랫폼으로 지원해 ‘신뢰성 있는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큰 틀에서 살펴보면 같은 전략으로 보이나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취한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MS·구글 등 생성형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강자들과 손을 잡은 경우와 ‘독자노선’을 선언한 기업들이 존재한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 강자 SAP는 MS와 구글 양쪽 손을 잡았다. SAP는 인적자원관리 솔루션 ‘SAP 석세스팩터스’에 MS가 개발한 ‘코파일럿’을 접목했다. 석세스팩터스는 직원 채용부터 역량 강화, 급여 지급 등 인사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구글과는 데이터 솔루션 통합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데이터 관리 솔루션 ‘SAP 데이터스피어’와 구글클라우드(GCP)가 보유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솔루션 ‘빅쿼리’를 통합해 관리·분석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도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과 데이터·AI 제품 통합을 진행 중이다. 세일즈포스 ‘데이터 클라우드’와 구글 빅쿼리, 관리형 AI 플랫폼 ‘버텍스AI’ 등을 통합해 기업 고객들이 각자 보유한 데이터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IT서비스관리(ITSM) 전문기업 서비스나우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생성형 AI 솔루션 ‘버추얼 에이전트용 나우 어시스트’를 출시했다. 대화형 챗봇을 통해 내부 코드, 제품 이미지, 비디오 등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요약·제공한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제공하는 ‘오픈 AI 서비스’와 연동해 기술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IBM, 워크데이 등은 독자 노선을 택했다. IBM은 기업용 AI 플랫폼 ‘왓슨X’를 내세웠다. 플랫폼 하나로 △‘왓슨 X.ai’ △왓슨x.데이터 △왓슨X.거버넌스 등 데이터부터 초거대 언어모델(LLM) 구축, 거버넌스 관리까지 기업용 AI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하는 점이 골자다.
ERP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워크데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 보유한 AI·머신러닝(ML) 기술력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워크데이는 10년 전부터 AI·ML을 사용해왔다며 챗GPT를 ‘꼬마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선 MS·구글과 손을 잡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는 규모의 싸움이어서 처음부터 구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MS나 구글과 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는 게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