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사흘째 하락세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지난 3일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의 단순·물적분할을 결정했고, 이를 4일 오전 공시했다. 분할 결정 이전인 2일 25만 6000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이틀(3~4일)간 4.9%나 하락해 4일 종가는 24만 3500원을 기록했다. 이날도 24만원선이 무너지며 오후 2시26분 기준 23만 9000원으로 전일 대비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데도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원인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IPO로 인한 지분 희석 가능성과 지주회사 할인 등이 꼽힌다.
물적분할 공시 직후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27만 5000원에서 25만원으로 9.1% 하향한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및 석유개발 사업 분할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은 지주회사 성격이 더욱 강화돼 배터리 사업 할인율을 50%로 반영했다”며 “배터리 사업의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투자금은 대부분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나 차입 등으로 이뤄져 기존 주주 가치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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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G화학은 지난해 9월 17일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공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주가가 한 달 넘게 하락한 바 있다. 그해 9월 초 70만원 중반이던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 결정 당일 6.1% 급락(68만 7000원→64만 5000원)했고, 10월 30일 임시 주총에서 분할이 확정된 다음 거래일인 11월 2일엔 장중 58만 8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종전 지분율대로 배정받는 인적분할이 아니라,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물적분할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매도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LG화학 주가는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신설 법인 출범일인 12월 1일엔 80만 9000원, 한 달 뒤인 1월엔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1월 2일 장중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운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도 LG화학 사례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도 있다.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한 전창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분할 및 상장 우려를 반영하더라도 성장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며 “5년간 총 17조원의 투자로 배터리 생산캐파(CAPA·생산능력)는 올해 40GWh에서 25년 200GWh 이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현재 누적 수주잔고는 1000GWh (130조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1공장의 양산 시작으로 글로벌 3대륙에 걸친 공장 가동으로 본격 성장 국면에 접어든다”며 “경쟁사 대비 다소 부진했던 수익성은 내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2023년 한자릿수 중반 수준까지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