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독식 우려에 국민의힘이 국회부의장 공석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1년 넘게 국회의장단이 꾸려지지 않은 21대 국회를 답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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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했으나, 원 구성 논의에 큰 성과는 없었다. 사실상 국회의장으로 확정된 우 의원은 다음 달까지 원 구성 협상 등 22대 국회 개원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그는 지난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 구성 협상이) 합의가 안 된다면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개원해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장이 하는 일”이라며 원 구성안 ‘직권 상정’을 예고했다.
원내 1당에서 배출되는 국회의장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관례상 원내 2당이 맡아왔지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과 더불어 여당 몫이던 운영위원장까지 차지하겠다는 방침으로 여야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4년 전에 이어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한 국민의힘은 자당 몫 국회부의장 공석을 원 구상 협상에서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민주당이 상임위를 독식하자, 항의하는 의미로 개원 후 1년 3개월 동안 자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다가 2021년 8월 31일 본회의에서 정진석 전 부의장을 선출한 바 있다.
5선 우 의원의 국회부의장 선출에 국민의힘 후보군의 셈법도 복잡해진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국회의장단은 선수를 우선시했지만, 국민의힘에선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게 부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선수가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의원과 같은 선수의 주호영 의원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5선 국회의장, 4선 부의장 후보를 선출하면서 우리 당에서 이보다 다선이 부의장이 되는 것은 모양새가 맞지 않는다”며 “4선이 되는 인사로 총의가 모이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당내에선 김상훈·박덕흠·이종배·한기호 의원이 부의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중에선 특히 이종배 의원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2대 국회에서 충청 4선에 오르는 이 의원은 ‘영남 우세’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당시 TK(대구·경북) 출신 추경호 원내대표와의 대결에서 21표를 확보하며 국회의원 당선인들로부터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