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국서도 '1호 영업사원' 면모…1.8조원 경제 성과 창출

권오석 기자I 2023.11.23 16:32:05

교역·에너지·과학기술·금융 등 경제 협력 강화키로
英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사, 1.5조원 국내 투자계획 확정
비즈니스포럼 계기 에너지, 방산 등 31건 MOU 및 계약 체결

[런던=이데일리 권오석 기자·김형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영국 국빈 방문(20~23일)에서도 ‘1호 영업사원’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기에 양국 정부는 ‘한·영 경제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워크’에 합의, 교역·에너지·과학기술·금융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기업 간 1조 8000억원 규모의 경제 성과가 뒤따랐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왼쪽 두번째), 케미 베이드녹 기업통상부 장관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한·영 FTA 개선 협상 시작…‘청정에너지 파트너십’도 체결

우선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기업통상부는 내년 1분기부터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2020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2019년 한·영 FTA를 타결하고 이를 2021년 발효했는데, 이번 개선 협상을 통해 이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런던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0년 갑작스러운 브렉시트 결정으로, 영국이 한-EU FTA 당사국에서 제외되면서 양국 간 무역 관계를 규율할 규범 체계가 필요했다”며 “양국 정부는 한-영 FTA를 체결해 급한 불을 끄는 한편, 추후 FTA 개선협상을 별도로 추진해 새로운 통상 환경에 맞게 개선·보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 FTA에는 급변하는 통상 환경을 반영해 경제안보와 공급망 개념을 넣고, 자유로운 국경 간 데이터 이전을 위한 글로벌 디지털 무역 규범도 반영할 계획이다.

양국은 원전, 수소,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협력 프레임워크도 마련했다. 양국은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체결해 최고 수준의 무탄소에너지 연대 구축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영국의 2개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사는 총 11억 6000만달러(한화 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또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산하 코리오는 현재 부산·울산·전남에서 추진 중인 2.9기가와트(GW) 규모 8개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비피(BP) 역시 남해안 해상풍력발전단지 관련 투자를 신고했다.

윤 대통령 방문 기간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선 경동나비엔과 효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총 2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번 비즈니스 포럼 계기에 양국 기업과 기관들은 신산업, 바이오, 에너지, 방산, 금융 등의 분야에서 총 31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분야 9개 MOU…금융·과학기술 협력 추진

중장기적으론 더 큰 규모의 경제협력 성과도 기대된다. 최 수석은 “영국 신규 원전사업과 관련한 설계와 시공, 엔지니어링과 인허가 등을 정부 간 협력과제로 추진하기로 처음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전력(015760)공사와 한전기술(052690), 한전KPS(051600) 등 전력 공기업은 한국형 원전의 영국 수출을 위해 현지 신규 원전 부지를 방문하고 현지 정부·산업계 인사들과 만났다. 영국은 지난해 총 8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협력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원전을 가동한 ‘원전 종주국’이지만 현재 자체 신규 원전 건설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전 등은 이 과정에서 총 9건의 MOU를 통해 양국이 원전 건설과 이를 위한 설계, 기존 원전의 운영·정비·해체에 이르는 원전 협력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기업 간 수출과 각종 프로젝트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 지원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영국 수출금융청(UKEF)과 양국 기업 간 교역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의 정책금융 지원 공조 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 최 수석은 “글로벌 금융강국인 영국 정부의 공인 하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한 금융시장인 런던시장에 우리 금융기관들이 주요 협력 파트너로 본격 참여하게 돼, 우리 금융기관들의 자금 조달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우리 기업의 수출과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외에도 13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기초과학 강국인 영국과 인공지능(AI)·디지털·바이오·우주 등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친 협력 프레임워크도 구축했다. 양국은 우주·디지털·첨단바이오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위한 5건의 MOU를 체결한 데 이어, 합성생물학·뇌과학·AI 기반 신약 개발 등 3개 분야에서의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 수석은 “양국은 1985년도에 체결한 한·영 과학기술협력협정의 협력 체계를 정비하고, 협력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과학기술 이행약정’을 체결한다”며 “이행약정에 따라 그간 과기정통부, 산업부, 복지부 등 각 부처가 별도로 운영 중인 협의 채널을 ‘한·영 과기협력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각 분야의 협력을 총괄해 점검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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