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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고유 특성인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특정 문제에 대해 기존 수퍼 컴퓨터보다도 수 백만 배 이상 빠르게 풀 수 있어 양자 기술이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양자역학적 중첩과 얽힘 현상은 구현하기 어렵다. 온도 변화, 불순물, 외부 전자기장 등 미세한 자극에도 다양한 오류가 발생한다. 취약한 양자 상태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영하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구현해야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다.
양자 오류를 해결할 소재들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는 가운데 QSL도 그 중 하나다. QSL은 새로운 자기 상태의 물질로 양자 요동에 의한 대규모 양자 얽힘이 가능하다. 양자 오류를 대폭 줄인 양자컴퓨터 구현에 필요한 강력한 후보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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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후보 물질 중 하나인 터븀인듐산화물 단결정에서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우선 레이저로 녹여 구조가 고른 단결정을 제조하는 레이저 부유 용융로를 사용해 터븀인듐산화물 단결정을 합성했다. 이후 테라헤르츠 전자기파를 물질에 쪼여 광학전도도를 측정하는 분광실험을 했다.
실험은 극저온에서 상온에 이르는 넓은 온도 범위와 다양한 자기장, 주파수 대역에서 진행됐다. 실험에 방해가 되는 빛의 내부 반사 효과를 줄이기 위해 시료 두께를 정밀히 제어했다.
그 결과, 특정 영역에서 광학전도도가 정확히 주파수 제곱에 비례하게 나타났다. 영상 27도 수준의 실온에서도 광학전도도 비례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터븀인듐산화물이 오류가 없는 양자컴퓨터 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김재욱 박사는 “양자스핀액상 물질의 오래된 이론적 예측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양자컴퓨팅, 양자 센서 소자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온라인판에 지난 17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