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野, 강제징용 배상안에…"자존심 버리고 돈 받아오라 시켰나"(종합)

이수빈 기자I 2023.03.06 16:06:25

野,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방식 비판
민주당 "도대체 이 나라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
정의당 "대일 외교실패 종합판, 일제엔 면죄부"
`제3자 변제` 철회 촉구 및 외통위 현안질의 예고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정부가 6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으로 ‘제3자 변제’ 방식을 공식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대일 굴욕 외교’라며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이 피해자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 판결을 부정했을 뿐 아니라 일제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부여한 행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야권 의원들은 내주 정부를 대상으로 한 현안질의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소송 판결금 등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지급하겠다는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문제 해법에 대해 “가히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이며 “대법원의 판결 결과와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고 물으며 “국민은 이 굴욕적인 강제징용 배상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정부는 이런 방안이 아니라면 한일 협상이 계속 미뤄질 수 있어 택한 불가피한 조치라 했다”며 “누가 국가의 자존심 다 내팽개치고 돈 몇 푼 받아오라 시키기라도 했나”라고 질책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를 “대일 외교실패의 종합판이자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면죄부”라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자신의 4월 방일과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담 참석이라는 외교적 치적을 쌓는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명예를 희생양 삼은 것”이라며 “제3자 변제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강제징용 배상 방안을 규탄하는 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도 잇달아 열렸다.

국회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 기업의 직접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 모임’은 이날 의원 53명의 이름으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상희 의원을 필두로 30여명의 의원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회견장을 가득 채웠다.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진정한 사죄와 전범기업의 배상이 포함되지 않은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 발표는 피해자인 한국이 가해자 일본에게 머리를 조아린 항복선언으로 한일관계 역사상 최악의 외교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일 굴욕 외교의 나쁜 선례로 남아 향후 군함도, 사도광산, 후쿠시마 오염수 등 산적한 대일 외교현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으며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양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 즉각 파기 △일본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일본의 사죄로 수용한다는 굴욕적 결정 철회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반헌법적인 국기문란 행위, 삼권분립 훼손 행위, 민주주의 파괴행위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원욱, 박정 민주당 의원과 김홍걸 의원은 야권 외통위원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을 “피해자의 정부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눈치를 보는 망국적 외교, 굴욕해(害)법”이라고 힐난했다. 이들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힘 있게 말한 ‘미래 지향의 한일 관계’는 ‘개인 윤석열 대통령의 치적용’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야권 외통위원들은 “현재 위원장과 간사가 출장 중인데 출장을 마친 뒤 외통위에서 공동의 현안으로 다뤄 상임위를 개최해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들어보자는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야권 외통위원들은 간사간 협의를 거쳐 내주 상임위에서 현안질의를 열어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따져 묻을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출신 주도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는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 해법에 대해 “정부가 다시 한 번 일제에 의해 인권이 유린 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나온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청구권 협정에서 다루지 않은 불법적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고자 했던 대법원 판결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무엇보다 피해자 바람을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우리 정부가 다시 한 번 일제에 의해 인권이 유린당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