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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삼전닉스에 25조원 전기요금 선납 제안…“세부 조건 조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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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9.03 09: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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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조·SK하이닉스 5조 제안
대규모 전력망 투자 앞두고 ‘전기요금 선납제’ 추진
5년치 선납 방식…"한전채 의존 낮추고 투자재원 확보"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5년 치 전기요금 약 25조원을 선납받아 반도체 전력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 받을 전기요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필요한 전력망 건설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한전은 참여 여부와 선납 규모, 이자율, 선납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전남광주 나주시 소재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전남광주 나주시 소재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의 전기요금 선납을 각각 제안했다. 지난해 두 회사가 낸 전기요금인 삼성전자 4조1000억원, SK하이닉스 9000억원을 기준으로 2027~2031년 5년치를 산정한 규모다.

양사가 약 12개월에 걸쳐 선납금을 납부하고 한전이 매달 선납금에서 전기요금을 차감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남은 잔액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이자율과 지급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전이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 부채가 올해 6월 말 기준 210조 7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큰 상황에서 사채 발행에만 의존하지 않는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전은 지난 7월 3일 재정경제부·삼성전자·SK하이닉스 측과 면담한 뒤 7월 9일 양사에 관련 제안서를 전달했다. 7월 31일에는 김동철 한전 사장이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만나 선납제와 반도체 전력망 건설을 논의했으며, 8월 11일에는 양사 실무진이 선납 규모와 이자율 등 세부 조건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선납금이 실제로 마련될 경우 호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변전망 건설 등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별도의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 특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박창률 한전 기획처장은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선납제는 한전에는 새로운 재원 조달 수단이 되고, 기업은 대규모 공장 건설에 필요한 전력망 구축 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전은 토론회에서 제시된 내용 역시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 제도 도입 방향과 설계 원칙을 설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수요기업에 제도를 제안한 상태”라며 “참여 여부와 이자율, 선납 규모, 선납 기간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제가 정착할 경우 국가적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채 발행을 통해 시중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민간 기업의 선납금을 활용하면 한전채가 흡수하던 자금이 다른 기업으로 흘러가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채권 발행 여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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