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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두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은 한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에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필리핀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도 한국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한국산 무기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 필리핀은 앞서 2단계 사업에서도 국방력 강화를 위해 FA-50 경공격기와 해성 미사일, 호위함·초계함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단계 현대화 추진 사업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인증 검증된 주요한 우리 방산·무기 체계에 대해서 필리핀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서도 국내 방산 모델링·시뮬레이션 기업 아레스는 필리핀 넥스트웨이브와 장비 수출 MOU를 맺었다.
양국은 북핵이나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안보 문제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북한의 핵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윤석열 정부의 통일 정책인 8·15 독트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며 “양국은 남중국해상 규칙에 기반한 해양 질서의 확립과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훈련 등 한국과 필리핀의 안보 협력 강화에 중국이 반발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역내 평화와 해양 질서 확보를 위해서 충분히 명분이 있는 훈련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두 나라의 오랜 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다”며 “공동 가치에 기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또 혈맹에 기반한 관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양국 관계의 발전은 이처럼 피로 맺은 우정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