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공론화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공론화위 결과를 발표하고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라며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출된 설문조사 결과는 국회에서 그 방향성을 충분히 고려해 소득보장과 재정안정을 조화시킬 수 있는 연금개혁 방안을 마련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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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의지는 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특위 위원장은 지난 13일 시민숙의단 토론회에서 “시민대표단 의견을 국민 의견으로 생각하고 가장 중요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혁안의 임기 내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가급적 이번 주 안에 특위를 소집하고 국회 본회의도 5월28일 개회하자고도 제안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21대 국회 임기가 불과 37일 남았는데도 연금개혁을 둘러싼 여야 평행선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민주당은 공론화위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론화위 결과를 존중하고 21대 국회 내 최대한 입법 성과를 내겠다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김성주 의원은 “국민연금의 소득 보장론과 재정안정화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균형점을 만드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며 “계산이 아니라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연금특위 관계자는 “당초 연금개혁은 재정건전성 때문에 출발한 것”이라며 “재정 안정보다 소득 보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개혁이 거꾸로 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보험료율 등만 조정하는 모수개혁과 국민연금뿐 아니라 기초·퇴직연금까지 바꾸는 구조개혁을 두고 여야 입장은 갈렸다. 김성주 의원은 “연금개혁은 ‘코끼리 옮기기’에 빗댈 수 있는데 이번은 긴 연금개혁 과정의 첫 단계”라며 “모수개혁에 초점을 맞춰 개혁안을 만드는 것이 남은 21대 국회의 과제다. 이를 통해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한 이유는 구조개혁까지 다루기 위한 것이었다”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 새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청년층 대책 등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모수개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말까지 여야가 연금개혁안을 합의 처리하지 못한다면 22대 국회로 그 부담이 넘어가지만 그 역시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연금개혁 관련 특위 구성부터 여야가 합의해야 하는 데다 현재 특위 여야 간사인 김성주·유경준 의원은 22대 국회 입성하는 데 실패해 논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